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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시설…국가보조금 줄줄 샌 '복마전'

지방 정치인에 담당 공무원까지 개입

국가 보조금이 줄줄 샌 노인요양시설과 관련된 온갖 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나면서 제도적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지난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노인 요양시설에 대해 전국 차원의 점검과 관리·감독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23일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이성윤)에 따르면 광주.전남 지역의 일부 요양원에서 드러난 설립·운영 과정의 비리는 지방 정치인, 담당 공무원, 건설업자 등이 개입해 `눈먼 돈'을 빼 가는 그야말로 `복마전'을 연상케 한다.

전직 광주시의회 의원은 억대 보조금을 선거에서 진 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조사됐으며 건설업자들은 요양원 관계자들과 짜고 허위 공사 견적서를 만들어 공사 대금을 떼 먹었다.

게다가 이를 관리·감독해야 할 광주시 노인복지과 공무원은 요양원 원장으로부터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져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됐다.

이 밖에 검찰 수사에 단서를 제공한 광주.전남 지역 요양병원 수사에서는 무자격자가 의사나 한의사 명의를 빌려 병원을 지은 사실과 요양원 측에 돈을 주고 환자를 끌어 모으는 `환자 거래' 행위가 적발되기도 했다.

노인요양시설이 이 처럼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보다 감독 기관의 무사안일함에 설립 허가와 보조금 지급이 이원화된 제도적 허점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강조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인력 부족 등을 핑계로 요양병원이 허위 청구하는 요양급여 비용을 제대로 심사하지 않았으며, 요양원의 경우 설립 허가 부서와 보조금 관리 부서의 업무가 연계되지 않아 면밀한 검토나 확인 작업 없이 보조금이 줄줄 새도록 방치한 셈이라는 것.

검찰 관계자는 "요양시설의 보조금이 투명하게 집행될 수 있도록 관련 법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노인 인구가 갈수록 늘어나는 우리 사회에서 이 같은 비리가 발 붙이지 못하도록 대검 차원의 전국 단위 수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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