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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날도 없이 일하던 언니였는데…" 통곡

고시원 방화흉기난동 희생자 유족 '혼절'

20일 서울 논현동 한 고시원에서 벌어진 30대 남성의 방화 흉기난동으로 숨진 피해자 유족들은 청천병력같은 소식에 비통함을 감추지 못한 채 하염없이 눈물을 쏟아냈다.

이날 사건으로 숨진 중국동포 이월자(48.여)씨 시신이 있는 서울 용산의 순천향병원 영안실을 찾은 이 씨 형제자매들은 "노는 날도 없이 일했던 언니가 불쌍하다"며 통곡을 멈추지 못했다.

중국에서 건너와 식당일이나 일용직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며 서로를 의지하고 살았던 5남매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고생고생하다 이제야 살만해졌는데…"라며 끝내 정신을 잃어 보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동생 순자씨는 "언니가 2년전 중국 흑룡강성에서 건너 온 후 남겨두고 온 아들, 딸을 위해 옷 한벌 안사입고 일만했다. 그제 처음으로 좋은 옷을 샀다며 자랑하던 모습이 선하다"며 울먹였다.

가족들은 "고인이 흉기에 찔린 후 조속히 구조됐더라면 살 수도 있었다"고 억울해하며 장례식장 입관실을 떠나지 못했다.

또 중상을 입은 김대영(29)씨 어머니 이정임(51)씨는 아들이 있는 중환자실 앞에서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싼 채 숨을 거세게 몰아쉬며 애통해했다.

이씨는 "고교 검정고시를 본다고 고시원에 들어가 있더니 이런 일을 당했냐…아이구 내 아들 어떡하나…내 아들 어떡하나"라며 눈물을 연방 쏟아냈다.

이씨는 중환자실 앞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아들의 상태를 묻다 '겁이 난다'며 병동 안으로 들어가기를 망설이다 주변 도움을 받아 간신히 병동 문을 열었다.

부상을 당한 김씨는 2주 전부터 일하던 음식점을 그만두고 서점에서 일하며 주경야독으로 고교 검정고시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병원에는 숨진 이월자씨와 신원히 파악되지 않은 여성 등 3명의 시신이 안치돼 있으며 김대영 씨를 비롯한 3명이 중환자실과 응급실에 나뉘어 치료를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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