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폭등을 거듭하다 안정세로 접어들었던 원·달러 환율이 16일 10년10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하며 1천370원대로 다시 치솟자 국민의 우려와 걱정도 높아가고 있다.
특히 자녀를 유학 보내거나 해외 신혼여행을 앞둔 시민들은 가중되는 환율 부담에 고민만 쌓여가는 분위기다.
12월 중순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강모(34)씨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가려 했는데 애초 생각했던 것보다 비용이 30% 늘어나 아직 예약조차 못 했다"며 "환율이 조금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을 준비 중인 김모(27.여)씨도 "이탈리아에서 디자이너 분야를 공부하려 했는데 환율이 폭등하는 바람에 대학 입학금이 30만 원이나 올랐다.
환율이 자꾸 뛰니 미리 환전을 해둬야 하는지 정말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미국에 어학연수를 간 아들을 둔 회사원 박모(52)씨는 "조금 안정되는가 싶더니 환율이 다시 요동치고 너무 불안하다.
아들에게 송금하는 돈을 아낄 수도 없고 괜히 애한테 부담을 주는 거 같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역시 미국에 아내와 딸을 보낸 `기러기 아빠' 윤모(44)씨는 "아이들 교육 때문에 가족이 미국에서 살고 있는데 환율이 올랐다는 얘기를 듣고 의욕이 꺾이는 기분이 든다"며 "앉은 자리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그는 "환율과 물가, 주식 등 도대체 경제가 제대로 풀리는 게 하나도 없다. 환율만이라도 하루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고환율로 매출 부진을 겪는 여행·유학알선 업체들은 이날 환율 폭등 소식이 전해지자 불행이 겹친 듯 또다시 울상을 지었다.
한 대형 여행알선업체 관계자는 "요새 가뜩이나 환율이 많이 올라 여행객이 줄었는데 또 환율이 올랐다고 하니 정말 걱정"이라며 "가격을 올리자니 손님이 더 감소할 것이 뻔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강남의 한 유학알선업체 직원도 "최근 한달간 유학원에 등록하는 학생이 30∼40% 줄어들었다.
유학원을 통해 해외로 돈을 보내는 경우도 꽤 있는 데 이런 송금을 중단하는 사람도 늘었다"고 말했다.
신용카드로 면세점에서 물품을 산 시민들도 결제일을 앞두고 환율이 급등하면서 늘어가는 결제 부담에 고충을 호소하기도 했다.
제주도 한 면세점에서 물품을 구입한 회사원 윤모(28.여)씨는 "면세점에서 30% 세일을 한다고 해 화장품을 샀는데 1달러가 1천원 할 때와 가격을 비교해 보니 별 차이가 없다.
환율이 이렇게까지 올랐는 지 정말 몰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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