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출근시간대인 13일 오전 7시 30분 첫 라디오연설인 '안녕하십니까. 대통령입니다'를 통해 국내외 금융위기로 인한 흑자도산의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실직과 그로 인한 고통, 석유 파동 당시 기업인으로서 직·간접적으로 당했던 경험 등을 곁들이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연설은 "요즘 참 힘드시죠"로 시작됐다. "저 역시 마음이 편치 않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 또 무슨 우울한 소식이 없는지 걱정이 앞선다"며 연일 날아드는 금융 파고로 상한 국민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면서 "엊그제 문득 어렸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굳이 말씀드리기가 무엇해서 이야기한 적은 없지만 제 아버지 얘기"라며 "저의 아버지는 한 때 조그만 회사의 수위로 일한 적이 있다"고 일화의 첫 단락을 뗐다.
"그 때 아버지는 늘 '회사가 넘어가면 안되는데…' 하면서 걱정을 하시곤 했는데 그걸 보면서 '회사에서 큰 직책을 맡은 것도 아닌데 저렇게까지 회사 걱정을 하실까'하며 마뜩찮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회사는 문을 닫고 아버지가 실직하는 바람에 "월급이 그리 많은 것도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니 안 그래도 어렵던 살림살이가 더욱 쪼그라들고 말았다. 그때서야 아버지가 왜 회사 걱정을 그토록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는 우울한 경험담이다.
이 대통령은 또 석유파동 당시 기업인 시절의 얘기도 털어놨다.
"멀쩡한 기업들이 금융기관으로부터 돈을 구할 수 없어 고리의 사채로 연명하고 그나마 돈을 구하지 못한 기업들이 쓰러지는 것을 많이 봤다"면서 "금융 위기 때는 회사가 제품을 못 팔아서가 아니라 돈이 돌지 않아서 문을 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일화를 곁들여 기업들의 흑자 도산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집념을 보였다.
"한 개의 중소기업이라도 무너지면 그 곳에서 일하는 근로자와 그 가족들의 삶이 어떻게 될지, 얼마나 고통스러울지 어느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IMF 위기 때 부도 기업이 5만8천개였고 실업자 수가 무려 149만 명에 달한 그 고통을 우리는 너무나 뼈저리게 경험했다"고 회고한 뒤 "그래서 이럴 때일수록 기업이 문을 닫아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다짐하곤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조금만 도와주면 살 수 있는 기업이 흑자 도산하는 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일자리를 지키고 늘리는 일은 여전히 국정의 최우선 과제이고, 비가 올 때는 우산을 빼앗지 말아야 한다는 게 평소의 소신"이라며 금융기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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