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무허가 불법 조업을 하다 검문검색을 하려던 해양경찰관을 숨지게 한 중국 선원들이 28일 긴급 체포됐다.
이들은 25일 무허가로 조기잡이를 하던 중 검문검색을 시도하던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박경조(48) 경위 등에게 둔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물건을 던져 이모(28) 순경 등 6명을 다치게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 조사 결과와 당시 촬영된 동영상을 바탕으로 사건을 시간대 별로 재구성해 본다.
◇25일 오후 7시, 무허가 어선 2척 발견 = 서해상에서 순찰 중이던 목포해경 3003함(3천t급) 레이더에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서쪽 73㎞ 해상에서 정체 불명의 어선 2척이 포착됐다. 해경은 이들이 가을철 조기잡이를 위해 무단 침입한 중국 어선일 것으로 추정했다.
◇오후 7시20분, 고속정 출동 = 3003함은 부속 고속단정(1.5t급) 2척에 경찰관 17명을 태워 출동시켰다. 3천t급 모함이 접근하면 작은 어선이 뒤집힐 우려가 있기 때문이었다. 1호정에는 9명이, 2호정에는 숨진 박 경위를 포함한 8명이 탑승했다. 이들은 불법 조업 중인 어선에 각각 접근했다.
◇오후 7시40분, 박 경위 실종 = 중국 선원들은 검문검색을 위해 승선하려던 경찰관들에게 삽과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돌멩이와 쇠뭉치 등을 마구 던졌다. 이 과정에서 박 경위의 모습이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 순경 등 다른 경찰관 6명도 부상했다. 중국 어선 2척은 해경을 따돌리고 달아났고, 이 때까지만 해도 박 경위는 중국 어선에 억류돼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26일 오전 10시30분, 용의 어선 나포 = 해경은 달아나는 중국 어선을 추격했다. 그러나 추격은 쉽지 않았다. 자신들의 '동료'가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중국 어선 30여척이 떼로 달려들어 경비정의 항로를 가로막는 등 접근을 방해했다. 결국 사고가 발생한 지 15시간이 지나서야 용의 어선 중 1척인 허신췐(河新權.36)씨의 17t급 유자망 목선이 사고 해역에서 북서쪽으로 100㎞ 해상에서 나포됐다.
◇오후 1시10분, 박 경위 숨진채 발견 = 박 경위는 사고 발생 약 17시간30분이 지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중국 어선에 오르기 위해 약 10초간 매달려 있던 박 경위에게 중국 선원들은 삽을 마구 휘둘러 댔던 것이다. 박 경위는 머리 부위를 2∼3차례 얻어맞고 바다에 떨어져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해경은 사고 해역에서 남쪽으로 6㎞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박 경위의 시신을 발견했다. 비보가 전해지자 3003함 경찰관들은 대성통곡했고, 유족은 오열했다.
◇27일 오후 4시, 중국 어선 목포 도착 = 박 경위를 숨지게 한 허씨의 유자망 목선이 목포항 해경 전용부두에 선원 2명을 싣고 도착했다. 나머지 9명은 미리 도착해 해경의 조사를 받고 있었다. 도착한 중국 어선은 국기는 물론 선박 이름조차 없는 그야말로 '해적선'이었다. 배에는 평상시에는 조업용으로 쓰이던 물건들이 마구 흩어져 있었다. 이들 물건은 해경의 검문검색에 대응하는 '무기'로도 활용됐다.
(목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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