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판 9.11테러'로 불리는 이슬라마바드 매리어트 호텔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를 둘러싸고 다양한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2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는 53명의 사망자와 250여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사건의 배후가 국제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연루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레만 말리크 파키스탄 총리 내무담당 자문관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건에 알-카에다 혹은 파키스탄 탈레반 연루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과거 정보부(ISI) 사무실 등에서 발생한 것과 여러가지로 유사하며 특히 과거 알-카에다 테러 용의자에 대한 수사에서 확인된 알-카에다의 테러 수법과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말리크 자문관이 지적한 파키스탄내 알-카에다 연계세력은 지난 1984년에 조직된 이슬람성전운동(HUJI)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HUJI는 아프간을 침공한 소련에 대응하기 위한 해외조직으로 만들어졌으나 소련이 물러간 뒤에는 ISI의 후원을 받아 인도령 잠무 카슈미르로 진출했고 1992년 오사마 빈 라덴의 지원 아래 방글라데시에도 조직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사 당국에 따르면 이번 테러에는 600㎏ 이상의 엄청난 폭약이 사용됐는데 이 중에는 플라스틱 폭탄 제조시 폭발력을 높이는 RDX와 콘크리트 구조물 파괴에 사용되는 TNT가 섞여 있었다.
이처럼 두가지 고성능 폭탄을 섞어 사용하는 방식은 HUJI가 과거 자행했던 4건의 테러와 유사하다는 것.
또 친미 성향의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가 집권한 뒤 아프간 주둔 미군의 파키스탄 월경(越境) 작전이 사실상 방치되고 있는 가운데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가장 미국적인 색채를 띤 매리어트 호텔이 알-카에다의 표적이 됐다는 주장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파키스탄 정부가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이후 HUJI 지도자인 카리 사이풀라 아크타르를 체포하고 있다는 점도 HUJI 배후설에 근거가 되고 있다.
그러나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그동안 파키스탄내 테러를 주도해온 바이툴라 메수드의 파키스탄탈레반운동(TTP)이 배후일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파키스탄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이번 테러가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합작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현지 일간 '더 뉴스'가 보도했다.
보고서는 "폭발 현장에서 RDX와 TNT 이외에 박격포탄 파편과 장거리 야포탄 등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이번 테러는 바이툴라 메수드와 알-카에다의 합작품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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