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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할퀴고 간지 두달…봉화 '막막한 추석'

<8뉴스>

<앵커>

이제 내일 모레(14일)면 추석입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넉넉해야할 추석이 더 고통스러운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한정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시간당 200mm가 넘는 집중 호우가 마을을 집어삼킨 지 벌써 두 달 가까이.

하지만 상처는 그대로입니다.

79살 권순기 할머니 집은 폭격을 맞은 듯 잔해만 남았습니다.

도시로 나갔던 아들 내외가 어머니를 모시겠다며 1년 전 돌아와 지었던 집입니다.

아들 내외는 다시 일자리를 찾아 황망히 떠났고, 권 할머니는 조립식 주택에서 홀로 추석을 맞게 됐습니다.

[권순기/춘양면 애당리 : 눈물도 안 나와. 아이고, 우리가 살아나왔으면 됐지. 살림살이며 안에 있던 농사짓는 도구며 남은 게 없지만, 우리가 살았으니 됐다.]

유종화 씨 가족은 컨테이너 안에서 차롓상을 올리게 됐습니다.

복구지원금 천4백만 원으로는 집을 지을 수가 없어 추석에 동생가족 맞을 일이 걱정입니다.

[유종화/춘양면 서벽리 : 형제들 내려오면 그런데로 여기서 어쩔수없이 지내야겠죠. 조카가 오는데, 전에는 많이 뛰어놀고 이랬는데 지금은 공간도 없고 하니 좀 힘듭니다.]

지난 7월 쏟아진 집중호우로 이렇게 폐허로 변해버린 마을을 보면서 주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안타까운 명절을 맞고 있습니다.

봉화군에 내린 호우로 집을 잃은 가구는 백70여 세대.

마을회관 등을 떠돌던 주민들은 이대로 명절을 맞을 순 없다며 집의 형체라도 남아있는 이웃을 도와 집수리를 시작했습니다.

[엄차희/춘양면 서벽리 : 기가막혀 말도 못하고 죽고 싶은 심정밖에 안들었어요. 하나하나씩 준비해서 새살림 차리는 기분으로 살아야죠.]

삶의 터전을 잃은 채 맞는 명절.

그러나 주민들에겐 서로 위로하고 힘을 보태주는 이웃들이 있어 외롭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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