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영화제 사무국이 다음달 2~10 개최되는 제13회 영화제의 개막작과 폐막작으로 각각 카자흐스탄 영화 '스탈린의 선물'(The Gift to Stalin)과 한국의 윤종찬 감독이 연출한 '나는 행복합니다'를 선정해 9일 발표했다.
'스탈린의 선물'은 스탈린의 폭압이 한창이던 1940년대 중앙아시아에 살던 어린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나는 행복합니다'는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삶을 투영한다.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 일대 37개 상영관에서 열리는 올해 영화제에는 이들 개·폐막작을 비롯해 60개국 315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 참담한 암흑기의 동심…'스탈린의 선물' = 카자흐스탄의 젊은 감독 루스템 압드라셰프(rustem abdrashev) 감독이 연출하고 러시아, 폴란드, 이스라엘 등의 여러 제작사가 공동으로 제작한 범국제적 프로젝트다.
영화의 배경은 스탈린의 폭압이 한창이던 1949년이다. 수많은 소수민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주인공인 유대인 꼬마 사쉬카 역시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당해 카자흐스탄의 외진 마을에 내리게 된다. 함께 기차를 탔던 할아버지가 강제이주 도중에 숨졌기 때문에 카자흐스탄에서 사쉬카는 외톨이다.
홀로 남은 사쉬카가 마을에 정착하는 데 도움을 준 사람은 카심 할아버지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에게 엄청난 비극이 닥치고 마침 이스라엘로 보내졌던 사쉬카만이 살아남는다.
영화는 사쉬카와 카심의 관계를 중심으로 냉전과 폭압적 정권의 암울한 시기에도 사랑과 신뢰라는 긍정적인 가치가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인종과 종교, 연령을 초월한 인간애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제목인 '스탈린의 선물'은 영화 속에서 2가지 의미로 등장한다. 하나는 1949년 당시 소련 정부가 스탈린의 70회 생일을 맞아 벌인 최초의 핵폭탄 실험을 뜻한다. 스탈린의 생일 선물인 핵실험은 당시 무고한 사람들에게는 죽음의 선물이 됐다.
다른 의미는 사쉬카의 믿음과 관련돼 있다. 사쉬카는 스탈린의 70번째 생일에 선물을 보내면 그가 부모를 만나게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 정신병원의 상처받은 영혼…'나는 행복합니다' = 빼어난 데뷔작으로 화제가 됐던 '소름'(2001년)으로 등장한 뒤 '청연'(2005년)에서 한국 최초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렸던 윤종찬 감독의 3번째 영화로, 최근 작고했던 이청준의 단편 '조만득씨'가 원작이다.
원작 소설과 마찬가지로 정신병원을 배경으로 상처받은 인물들의 심리를 그리고 있다. 등장인물들은 영화의 제목과는 달리 모두들 불행한 상황에 처해있지만 행복에 대한 소망을 버리지 않는다.
영화는 주인공인 더벅머리 총각 만수가 정신병동에 입원하면서 시작된다. 만수는 도박에 빠진 형과 무기력한 가족으로 인한 상처를 마음 깊이 가지고 있다.
만수는 의사에게 종이로 만든 가짜 수표를 건네며 자신이 부자라고 과시하기도 하고 환자들을 선동해 병실에서 소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간호사 수경 역시 만수 만큼이나 불행한 인물이다. 수경은 의사와 사귀다 실연하고 아버지로부터 입은 상처를 힘겹게 추스르고 있다.
영화는 정신병원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불행하지만 행복을 꿈꾸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깊이있게 그리고 있다.
'백만장자의 첫사랑' 이후 2년만에 영화에 출연하는 현빈이 정신병자의 모습으로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했으며 '원스 어폰 어 타임'의 이보영이 수경역으로 출연한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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