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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정원 권한 강화추진…찬반논란 일 듯

국정원 "충분한 여론수렴 거칠 것"

정부가 국가정보원의 권한과 정보 수집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5대 관련 법에 대한 제.개정을 추진 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참여정부 시절의 '권력기관 힘빼기' 기조와 적법 수사 및 인권 중시 분위기, 국정원 도청 사건 파장 등으로 위축됐던 국정원이 현 정부에서 `숙원사업'들을 패키지로 추진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향후 논란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숙원 사업' 중 특히 휴대전화 감청을 가능케 하는 통신비밀보호법(통비법)개정과 테러방지법 제정 등이 논란의 여지가 커 보인다. 안보 환경 변화와 통신 기술 발전 등을 감안할 때 필요하다는 시각과 정보기관의 권한 강화에 따른 인권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병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아직 확정된 사안이 아닌 만큼 앞으로 투명한 절차를 통해 충분한 여론수렴을 거칠 것"이라고 밝혔다.

◇휴대전화 감청 본격 추진 = 국정원 업무와 관련된 통비법 개정안의 핵심은 국정원 및 수사기관에 의한 본격적인 휴대전화 감청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동통신회사들이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보유하도록 의무화함으로써 국정원 및 수사기관이 영장을 발부받아 감청을 의뢰하면 협조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17대 국회에서도 같은 취지의 법 개정이 추진됐지만 반발이 심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휴대전화 감청은 통비법상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과거 카스 등 장비를 이용, 영장없이 휴대전화를 감청해왔던 사실이 2005년 검찰 수사결과 드러난 뒤 김승규 당시 원장의 `고해성사'와 함께 관련 장비를 폐기했다.

이런 `전과'가 있는 만큼 앞으로는 통신업체가 휴대전화 감청장비를 보유하도록 함으로써 국정원에 의한 불법 감청 및 감청 권한 남용 소지를 없애겠다는 것이 개정 법안의 본 취지라고 정부 관계자는 설명한다.

통신 수단 중 휴대전화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지금 영장주의에 입각, 국정원 및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감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국정원의 입장이다. 이런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현행 통비법은 급속한 통신환경 변화를 기술적으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통신업체가 범죄 감청에 필요한 시설.기술을 관리하도록 함으로써 안보 및 범죄수사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동시에 국민의 통신 자유와 사생활을 보호하는 효과를 높이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동통신 회사들이 감청 장비를 보유하는 것 또한 통신 업체에 의한 프라이버시 침해의 우려가 있기는 마찬가지라서 시민 사회의 반발 가능성이 만만치 않아 보인다. 또 감청 장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할 경우 이동통신 회사들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양날의 칼' 대 테러 역량 강화 = 국정원은 또 16~17대 국회 때 추진했다가 무산된 `테러방지법'을 재추진, 국정원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대 테러 대응 역량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테러방지법은 군.경찰.국정원으로 분산된 대 테러 업무를 국정원 산하에 설치할 대 테러센터로 집중시킴으로써 국가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자는 게 그 취지라는 게 국정원의 설명이다.

국정원은 "세계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테러에 대한 정부차원의 종합적.체계적인 대책을 확립하고 테러 예방 및 대응활동에 필요한 법적 근거를 규정하기 위해 검토 중인 법안"이라며 "국정원의 권한에는 변함이 없고, 테러 관련 수사 기능도 국정원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17대 국회때 이 법안 심의 과정에서 생긴 논란은 이번에도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 테러방지법 제정안의 세부 문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17대 국회때 입법추진될 당시 법안 내용 중 국정원이 관할하는 대 테러 활동의 범위를 `테러 예방과 대응에 관한 제반 활동'으로 폭넓게 규정하고 있었다는 점이 논란을 야기했다.

즉 테러 대응 역량을 강화한다는 게 법의 본 취지지만 자칫 법이 악용될 경우 `테러와의 전쟁'을 명목으로 한 국가기관의 광범위한 대민 사찰을 가능케 하는 `모법(母法)'이 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었다.

특히 `미국의 테러방지법'이라 할 `애국법(Patriot Act)'이 9.11 테러 후 도입된 뒤 미국 사회에서 기본권 제약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됐다는 점에 유의하는 시선도 만만치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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