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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기 맞은 펀드투자자들의 생존 전략은?

글로벌 증시의 급락에 이어 그동안 그나마 선방하던 국내 주식시장마저 9월 위기설 등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펀드투자자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이미 투자한 펀드의 손실 폭이 점점 커져 기존의 손해를 감수하고 환매해야 할지를 놓고 결심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막상 환매해도 마땅히 투자할 곳을 찾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펀드 전문가들은 국내나 해외 펀드를 불문하고 기존 투자자는 환매를 고려하지 않되 다만 교체매매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손실 폭을 낮추는데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신규투자자는 투자 시점을 늦추고 수익률만 따라가는 이른바 `몰빵투자'나 `묻지마투자' 보다는 정석대로 위험관리를 보다 철저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일 코스피지수는 한때 1,400선이 무너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전날보다 7.29포인트(0.52%) 하락한 1,407.14에 마감됐다.

◇ 국내주식형펀드…"바닥권 공감, 환매보다 보유 바람직" = 펀드 전문가들은 일단 국내시장은 아직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지만 바닥권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에 맞는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지수가 하락하더라도 기존 투자자는 거치식의 경우 환매보다는 보유하고 적립식은 현재까지 해왔던 것처럼 꾸준하게 불입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신규투자자의 경우 저가매수도 유효해 보이지만 여전히 추가하락 부담이 있는 만큼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삼성증권 조완제 펀드애널리스트는 "국내 시장은 더 하락할 수 있지만 현재 지수대도 이미 과매도 상태에 진입했다는 데 대해서는 시장 참여자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신규투자에 나설 경우 추가 하락할 여지가 있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 교체매매나 신규투자 등을 할 때 가치주와 성장주펀드 등에 적절하게 투자해 위험관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대투증권 김대열 펀드애널리스트는 "미국시장이나 홍콩 H주의 경우 이미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이는 시점에서 국내시장이 유독 하락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도 없어지는 만큼 지금이 해외펀드에서 국내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적기로 보인다"면서 해외펀드 비중이 높은 투자자는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 국내시장으로 되돌아올 때라고 권했다.

◇ 해외주식형펀드…"기다리는 것 외에 별 방법 없어" =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한 해외주식형펀드 가운데 연초 대비 30% 이상 하락한 중국펀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고통이 심한 것은 사실이지만 기존 가입자는 현재로서 기다리는 것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중국 증시가 고점에 비해 이미 절반 정도 하락한 상태에서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현재 주가에 비해 2배 이상 상승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하지만 환매 후 은행의 7%대 고금리상품에 가입한다고 해도 100% 이익이 내는 데는 무려 10년이 걸리는 만큼 현재로서는 `성장성이 큰 대신 변동성도 큰' 현재 펀드에 그대로 두는 것이 손실을 만회하는데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해외펀드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최근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는 선진국시장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도 있었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펀드분석팀장은 "국내 시장은 가격면에서 바닥권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지만 해외 이머징마켓(신흥시장)은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현재 손실을 현실화해 버리면 다시 만회하기가 쉽지 않다. 결국 견뎌낸 투자자만이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정치적 위험이나 외환위기 가능성 등이 구조적으로 중기이상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국가에 투자해 향후 급락이 예상되는 펀드는 교체매매를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팀장은 "신규 투자자는 적립식이나 최소 2년 이상 장기투자를 할 수 있을 경우에만 지역분산 원칙을 지켜 현재 투자에 나서도 무방할 것"이라며 "하지만 여유자금이 아닐 경우에는 투자국가의 경제지표나 시스템 리스크의 해소 여부 등을 확인하고 들어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작년 말 중국과 인도시장이 급등하면서 투자 정석인 분산투자를 버리고 이들 시장에 몰빵투자를 했다고 큰 손실을 본 만큼 앞으로는 위험을 먼저 생각하면서 분산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ELF 등 파생상품펀드도 안심 못해…"가입할 때 정확한 지식 중요" = 급락장이 지속하면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파생상품펀드의 손실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주가연계펀드(ELF)의 경우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데 주가 낙폭이 일정 범위에 머물 때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설 경우 원금을 대부분 날리게 될 위험도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병훈 대우증권 펀드리서치 파트장은 "ELF 같은 파생상품펀드는 상품에 대한 정확한 지식이 가장 중요하다"며 "상품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입한 경우 지금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극히 위험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원금 보존을 추구하는 금융공학펀드 등 다른 파생상품펀드들도 약세장에서의 강점이 부각되면서 관심을 끌고 있지만 급락장의 소나기를 완전히 피하긴 어렵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파생상품펀드들의 경우 안정성이 강조되면서 판매되지만 지금 같은 장세에서는 결코 안심할 수 없다"며 "일부 파생상품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손실폭을 줄일 순 있겠지만 손실을 피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리버스펀드도 대표적인 약세장 상품으로 거론되지만 실효성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갈아탈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 지금 같은 약세장에서 리버스펀드로 수익을 올리는 경우는 드물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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