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그루지야 간 전쟁이 러시아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면서 궁지에 몰린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
하지만 5개월전만 해도 자신감에 가득 차 있었다.
올 3월 미국 방문 당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그루지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을 적극 밀어줄 것이라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부시 대통령과 회동한 뒤 미국 방문은 "내 임기 중 가장 성공적인 방문 가운데 하나"라고 자평했다.
또 "작은 나라 지도자 가운데 나만큼 미국 정부와 가까운 지도자는 알지 못한다"라는 말까지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3주 뒤.
러시아의 흑해연안 휴양지 소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부시 대통령은 러시아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그루지야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밀어붙이는 것은 러시아의 '한계선(redli ne)'을 넘는 것이라는 것.
그러나 부시 행정부는 이러한 러시아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은 18일 냉전 이후 미국과 러시아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간 그루지야 사태는 그루지야 정부의 오산과 미국의 잘못된 신호 등이 빚어낸 결과물이라고 분석했다.
그루지야 사태는 2004년 1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두 자치공화국 영토 회복을 공약으로 내건 사카슈빌리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사실상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국제법이 그루지야의 편이라고 판단했다.
군경험이 없는 30대 관료들로 구성된 그루지야의 '젊은' 정부는 사카슈빌리 대통령의 이런 판단을 믿었다.
그루지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가장 많은 수의 병력을 이라크에 파견했으며 미국은 그 대가로 군사훈련을 지원했다.
이것 역시 사카슈빌리 대통령에게 군사훈련을 받은 정예병력을 이용해 '모험'을 감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냈다는 분석이다.
신문은 또 부시, 푸틴, 사카슈빌리 세 지도자가 그루지야 사태전부터 이미 충돌 국면으로 치닫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부시는 이라크 병력 지원에 대한 보답으로 그루지야의 나토 가입을 약속, 러시아를 자극했다.
여기에 친미 성향의 사카슈빌리는 그루지야가 더이상 러시아의 속국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보이려했으며 푸틴 역시 이런 그루지야를 단단히 벼르고 있 었다는 것.
신문은 또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이 구소련권 국가들에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러시아의 의지를 오판했으며 부시 행정부 내에서는 그루지야 문제를 놓고 강온파간 충돌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딕 체니 부통령을 필두로 한 강경파는 그루지야에 더 많은 무기를 판매해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그루지야가 스스로 지킬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온건파는 무기 판매가 러시아를 자극할 수 있다며 반박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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