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사에 새로운 실험이 시작됐다.
자유선진당과 창조한국당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이다.
선진당은 지난 총선에서 충청권을 석권하며 18석을 얻었다.
하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하기에는 2석이 부족했다.
현행 국회법은 20석이 있어야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국의 국회에서 교섭단체는 절대적이다. 아니, 교섭단체가 아니면 할 수 있는 게 없다.
기본적인 의사일정 조정이나 상임위원회 운영에 참여할 수 없다.
물론 상임위원장을 배분하는 국회 원구성에도 참여할 수 없다.
불과 2석 차이었지만 선진당도 이번 원구성 협상에서 철저히 배제됐다.
모든 것이 원내에서 이뤄지는 우리 정치 현실을 감안하면 교섭단체는 그냥 되면 좋은 게 아니라 반드시 달성해야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통보수를 내세운 선진당과 진보적 이념을 내세운 창조한국당이 어색한 동거를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하지만 이들의 새 정치실험을 바라보는 정치권 안팎의 시선은 곱지 않다.
양당은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한 첫날부터 엇박자를 내기 시작했다.
핵심쟁점 떠오른 KBS 정연주 사장의 해임문제를 놓고 선진당은 정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반면 창조한국당은 정부가 언론장악 음모라고 비판했다.
아프간 재파병을 놓고도 두 당의 입장은 확연히 갈렸다.
선진당은 한미 동맹을 위해 찬성 입장을, 창조한국당은 민의에 반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했다.
대통령의 장관임명 강행에 대해서도 선진당은 청문회를 열지 못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책임이라고 말했지만 창조한국당은 대통령의 독단이라고 비난했다.
선진당은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반발로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창조한국당 안에서는 김서진 최고위원이 문국현 대표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내분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양당 지도부는 대운하 저지와 검역주권·국민건강 수호, 중소기업 육성, 고품질의 공교육 추진 등 4가지 정책에 한해 협력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어딘가 어색해보이는 이들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 지는 아직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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