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을 키우면서도 어미 속을 한 번도 썩인 적이 없는 내 아들이 이렇게 되다니요.."
29일 울산시 중구 다운동 울산정밀화학센터 폭발사고로 목숨을 잃은 한모(35) 연구원의 어머니 김송자(62)씨는 30일 중구 태화동 동강병원에 마련된 아들의 임시 빈소에서 멍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대전 한림대에서 화학과 석사과정을 마치고 원자력연구소에서 계약직 연구원으로 일하던 한씨는 지난 2006년 울산정밀화학센터 연구원 공채에 지원, 합격한 뒤 지금까지 근무해 왔으며 내년부터는 박사과정을 밟을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씨는 2006년 대전에서 만난 부인 방모(31)씨와 1년 반 동안 원거리 연애 끝에 지난 3월 1일 결혼식을 올려 신혼의 달콤함에 젖어 있을때라서 주윗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유족들은 한씨가 생전 성품이 매우 착했고 일상 생활에서나 일에서나 지나칠 정도로 꼼꼼하고 성실한 성격이어서 '버릴 것 하나 없는' 사람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뜻밖의 사고로 남편을 잃은 한씨의 부인 방씨는 "외출할 때 가스밸브나 창문 단속 등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하는 등 매우 세심하고 꼼꼼한 성격이었다"며 "동료들도 남편이 일을 결코 대충 처리하는 성격이 아니어서 안 되면 계속 되풀이하곤 해 시간도 더 많이 걸리는 편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방씨는 "남편이 실험에 몰두하다 밤 11시가 넘어 퇴근해 얼굴도 제대로 못 보는 일이 다반사였다"며 "1년 반 동안 원거리 연애를 하다 겨우 결혼해 이제 5개월밖에 안 됐는데.."라며 울먹였다.
어머니 김씨도 "바쁠까봐 낮 시간을 피해 밤에 전화하면 '실험할 게 남았다'며 퇴근을 안 하고 있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분석작업을 하려면 자리를 뜰 수 없다'며 도시락까지 싸들고 다닐 만큼 철저하고 완벽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한편 유족들은 이번 사고에 대해 "폭발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도저히 납득하지 못하겠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과 센터 측의 관리부실 여부에 대해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한씨의 장인 방상근(57)씨는 "명색이 정부 지원을 받는 연구소인데 실험실에서 이 같은 폭발사고가 일어날 만큼 허술하게 관리됐다는 것이 정말 원망스럽다"며 "제2의 사고를 막기 위해서라도 부디 투명하고 철저하게 조사해서 고인이 편안히 세상을 뜰 수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머니 김씨도 "동료 연구원들의 말을 들어 봐도 폭발이 발생할 수 있는 실험이 절대 아니었다고 한다"며 "센터 측도 모든 사실을 공개해 한 점 의혹 없이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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