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제주 영리병원 설립 무산…약일까 독일까

시민단체 "병원 주식회사 봉쇄" vs 의사·병원계 "의료경쟁력 강화 발목"

의료 영리화 논란을 부른 원인 중 하나인 제주도의 영리 의료법인 도입 계획이 28일 여론의 벽에 부딪쳐 좌초됐다.

이날 발표된 도민 여론조사 결과 기존 예상을 깨고 영리법인 설립 반대가 찬성을 근소하게 앞선 것.

이 같은 결과는 비영리기관인 병원의 영리행위 허용이 아직 국내에서는 시기상조임을 보여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얼마 전만 해도 제주도는 영리병원 허용에 70% 이상 찬성해 왔으나 갑자기 여론이 뒤바뀌었다는 점은 시사점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제주도와 비슷한 개발 모델을 갖고 있는 전국의 경제자유구역에서도 영리병원 허용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직접적인 이해 관계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제주도 영리병원 설립 허용이 전국적인 병원 영리화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온 시민사회단체들은 "병원 주식회사를 원천 봉쇄할 좋은 `약'이 될 것"이라며 한껏 고무된 반면, 병원 관계자들과 의사들은 "국내 의료서비스 선진화를 가로막는 `독소'와 같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건강연대, 보건의료노조 등은 일제히 이번 결정을 환영하면서 "중앙정부와 제주도는 영리병원 관련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정부.여당은 제주도 결정을 교훈 삼아 의료민영화를 포기하고 국민건강권 보장의 원칙에서 보건의료 정책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건강연대도 "이제 정부는 실체도 없는 장밋빛 청사진만을 갖고 의료민영화를 밀어붙일 것인지 아니면 포기할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리병원 도입을 지지해온 대한병원협회와 대한의사협회 등은 "이번 결정으로 의료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가 늦어지게 됐다"고 아쉬워했다.

병원협회 관계자는 "주식회사형 병원 등은 선택의 다양성을 위해 허용되는 게 좋다"면서 "외국에서도 주식회사형 병원을 대부분 허용하는데 굳이 우리만 안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영리병원을 일부 허용한다고 해서 모든 병원이 영리화된다는 것은 지나친 과장과 비약"이라며 "제주도민들이 뭔가 오해를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는 논평을 자제하면서도, 제주도에서 나온 결과에 대해선 "영리병원의 부작용이 아닌 것이 부작용처럼 부각된 탓이 크다"고 분석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영리병원의 필요성은 어느 정도 있으나 복지부는 아직 확정된 입장이 없고 현재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제주도와 경제자유구역에서 영리병원을 허용하는 문제는 다소 어렵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전재희 복지 장관 내정자는 영리 의료법인의 허용에 원칙적으로 반대하고 있으나 제주도와 경제자유특구 등에 영리병원을 설립하는 문제에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