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금강산에서 박왕자 씨가 피살된 지 벌써 열 하루가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을 보면, 박 씨의 죽음에 대해서 북한측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한 것 같습니다.
여러 목격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박 씨는 날이 훤히 밝은 다음에, 그러니까 맨눈으로 볼 때도 여성이라는 것이 판별이 가능한 시각에 북한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모씨/관광객 : 총소리 난 게 5시 15분에서 20분 사이였어요. 정확합니다, 그건. 시계를 봤으니까 시간은 틀릴 수가 없어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이번 사건이 초병 개인의 우발적인 사고이냐, 아니면 북한군부의 의도적인 도발이냐에 관계없이 우리 정부가 물러서기는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날이 훤히 밝은 시간대에 비무장인 여성이 총을 맞고 숨졌는데 정부가 이를 어물쩍하고 넘어갈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김하중/통일부 장관 : 북한이 아직 현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국 '북한이 어떻게든 반응을 보여야 이번 사건의 실마리가 풀리는 국면이다' 이렇게 보여지는데, 지금 단계에서 예상할 수 있는 북한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는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이 유감을 표명하는 것입니다.
저번처럼 유감이라고 해놓고 나서 그 뒤에다가 '남한의 책임이다' 이런 식으로 말도 안되는 얘기를 붙이는 것이 아니라, 이번 사건에 대해 나름대로 진지하게 유감을 표명하면서 이번 사태를 잘 해결하고 싶다는 의사를 보이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우리 입장에서 볼 때 100% 만족스럽지는 않더라도 서로 의견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는 '최선책이다' 라고 볼 수 있겠죠.
하지만 반대로 북한이 남한에 대해 오히려 강경대응 자세로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강경에는 초강경으로' 라는 것이 북한식의 대응방식인데 이렇게 되면, 개성관광 뿐만 아니라 '개성공단까지 다 나가라' 라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입니다.
어떤 분들은 '개성관광이나 개성공단을 통해서 북한이 벌어들이는 돈이 얼만데, 북한이 먼저 나가라고 하겠느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개성관광이나 개성공단의 규모가 '북한이 절대 포기할 수 없을 정도까지 성장한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이 대체적인 판단입니다.
즉, 아직까지는 북한이 돈을 조금 손해보게 되더라도 '다 나가라' 하면서 남한 정부와 투자기업들을 당혹스럽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은 북한이 어떤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남북관계가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고, 완전히 망가질 수도 있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시점에서 우리가 유념할 점은 우리 정부도 좀 더 냉정한 대응을 통해서 북한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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