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이틀째를 맞이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4일 '친정'인 외교통상부를 찾았다.
외교부 직원들도 1년8개월만에 다시 청사를 찾은 반 총장을 맞아 환호했다. '한국인 사무총장'으로 금의환향한 반 총장과 함께 외교가가 축제 한마당을 벌인 셈이다.
특히 한국 외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 이라는 꿈을 현실화시킨 때문인지 외교부 사람들은 마음껏 기쁨을 공유했다.
오전 11시30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상에 나타난 반 총장은 우선 유명환 장관과 회담했다. 이 자리에서 반 총장은 "재작년 11월에 이 자리(외교부)를 떠난 지 1년 8개월여만에 정부중앙청사를 방문해 근무했던 방에도 들렀다"며 "특히 유 장관(당시 1차관)은 외교부 장관으로, 저는 유엔 사무총장으로 회담을 하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반 총장은 "한국인 출신 사무총장이 고국을 방문한다고 하니 유엔에서 같이 근무하는 직원들이 상당히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한국적인 경계를 벗어나 세계 평화 등에 더욱 기여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유 장관은 "반 총장이 취임 이후 미얀마 태풍 피해 및 중국 지진 피해 현장을 직접 찾는 등 상당한 기여를 하는 것에 대해 외교부 직원들이 격려를 많이 받고 있다"며 "특히 외교부를 방문해 직원들을 찾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고 호응했다.
회담을 마친 반 총장은 외교부 직원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행사장인 청사 18층 회의실에 반 총장이 나타나자 직원들은 열화와 같은 박수로 '돌아온 장관'을 맞이했다. 화사한 꽃다발까지 받은 반 총장은 시종 즐거운 표정이었다.
반 총장은 이어 자신의 유엔사무총장 선출을 축하하기 위해 청사 2층에 마련한 엠블렘(유엔 상징에 만국기를 나열한 형상) 앞에서 유 장관 등 간부직원 및 유엔 고위인사들과 기념촬영을 갖고 청사를 떠났다.
한편, 반 총장의 한국 방문을 축하하기 위해 3일 저녁 서울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열린 유 장관 주최 환영 만찬은 그야말로 한국 외교를 책임져온 베테랑 외교관들의 '홈커밍데이'같은 자리였다.
우선 반 총장은 자신이 1년8개월전 살았던 '집'을 다시 찾았다. 그래서인지 반 총장은 만찬장으로 들어오면서 방명록에 '정들었던 공관을 다시 찾아볼 수 있도록 초청해준 데 감사드립니다'라고 적었다.
반 총장 외에도 이 공관을 다시 찾은 전직 외교장관도 많았다. 최광수, 최호중, 이상옥, 홍순영 전 장관이 반 총장에 앞서 공관에서 지냈으며 반 총장 후임인 송민순 전 장관도 자리를 함께 했다.
또 박수길, 이시영 전 유엔대사 등은 반 총장이 사무관 시절부터 모셨던 '엄한 선배'들이었고 김항경, 김삼훈 전 대사 등 선배들도 유엔 사무총장이 된 후배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선배들은 모두 인사말을 하면서 "반 총장께서"라는 경어를 썼다고 한다.
현직 차관보급 한 인사는 4일 "반 총장이 사무관시절부터 모셨던 대선배로부터 현직 외교부 핵심당국자들까지 한 자리에 하고보니 그야말로 외교가문의 축제를 방불케했다"면서 "말로 다할 수 없는 자부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외교부에 입부한 지 1년 만인 1979년 발트하임 유엔 사무총장이 방한했었다"면서 "한국이 유엔에 가입조차 하지 못한 때여서 그의 방한은 그야말로 초대형 외교이벤트였는데 이제 반총장이 한국에서, 한국어로 행사를 치르는 것을 보고 감개무량했다"고 말했다.
이날 환영 만찬에는 '호스트'인 유 장관을 비롯해 전현직 외교주요 인사 48명이 참석했으며, 좌석은 가나다 순으로 배치했다는 후문이다. 반 총장의 '멘토'였던 노신영 전 총리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만찬에는 또 쇠고기 스테이크가 메뉴로 나왔는데 '원산지' 표시가 없었다고. 또 행사 도중에는 '장애인 자선단체'인 '뷰티풀 마인드'가 진행한 연주가 나와 분위기를 더욱 빛냈다는 후문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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