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을 인출한 뒤 사라져 세간의 관심을 끌었던 '강화 모녀'가 실종 14일만에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자 딸 김선영(16) 양이 다니던 학교 전체는 비통함에 잠겼다.
2일 장대비가 내린 강화군의 A 고등학교. 학생들은 불과 2주 전만 하더라도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에 어두운 표정으로 수업에 임하고 있었다.
A 고등학교의 교장 선생님은 "선영이는 반에서 3등 이내에 들 정도로 공부를 잘했던 친구"라며 "실종 당일 수행평가가 진행 중이던 교실에서 선영이는 평가를 끝내고 가라는 선생님의 요청에 `엄마가 계속 전화를 한다. 급하다'면서 시험을 보지 않고 나갔는데 그게 마지막이었다"라며 비통한 감정을 드러냈다.
전교생은 이날 오전 김 양의 명복을 비는 `묵념의 시간'을 가져 김 양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김 양의 담임 선생님은 "선영이는 국문과에 진학해 시나리오 작가가 되는 것이 꿈이었던 아이"라면서 "지난 4월 아버지가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에도 속으로 슬픔을 삭였는 지는 몰라도 침착하고 의연하게 상황에 대처했다"고 말했다.
담임 선생님은 "실종 당일 선영이는 수행평가를 치른 뒤 조퇴를 하고 싶어했지만 선영이 엄마가 계속 전화를 해 급하게 나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김 양이 생전에 공부했던 1-2반 교실에서는 학생들이 며칠 남지 않은 기말고사에 차분히 대비하면서도 맨 앞에 놓인 김 양의 빈 책상을 이따금씩 바라 보기도 했다.
친구들이 눈길이 머무른 책상에는 김 양 대신 하얀 조화만이 덩그라니 놓여 애절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한편 이날 오후 강화병원에는 시신이 돼 돌아온 `강화 모녀'의 빈소가 마련됐다.
(강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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