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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제목 다른 영화…부천영화제 출품작 시비

영화제측 출품작 발표에 국내영화 제작사 반발

18일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부천영화제)가 해외 출품작의 한글 제목을 현재 제작되고 있는 한국 영화와 똑같이 달아 논란이 일고 있다.

시비에 휘말린 영화는 부천영화제 '오프 더 판타스틱'섹션의 상영작인 태국 영화 '더 러브 오브 시암(The Love of Siam)'. 부천영화제 측은 이 영화의 한글 제목을 '소년, 소년을 만나다'로 정했고, 이 영화를 포함한 출품작 명단을 지난달 24일 발표했다.

그러나 국내 제작사 청년필름은 현재 제작 중인 자사 영화의 제목과 같다며 태국 영화의 한글 제목을 변경해줄 것을 부천영화제 측에 강력하게 요청했다.

청년필름의 대표인 김조광수 감독은 2일 언론사에 보낸 이메일에서 "부천영화제가 해외 출품작 1편의 제목을 이미 촬영까지 마친 내 영화 '소년, 소년을 만나다'와 똑같은 이름으로 변경해 발표했다"며 "이 때문에 출품하지도 않은 내 영화가 올해 영화제의 상영작으로 오해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영화제 측이 내 영화의 제작 사실을 알고도 사전 동의없이 똑같은 제목을 다른 영화에 사용했다"며 "영화제 측에 해당 영화의 제목을 변경해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부천영화제 출품작인 태국영화는 어린시절 단짝이던 두 남자가 훗날 다시 만나 사랑을 느끼는 내용을 담은 동성애 영화이며, 김조광수 감독의 '소년, 소년을 만나다' 역시 두 청년의 사랑을 그린 동성애 영화로 올해 초부터 영화 제작 사실이 언론을 통해 여러차례 알려진 바 있다.

부천영화제 측과 제작사 측은 모두 프랑스 레오 카락스 감독의 1984년작 '소년, 소녀를 만나다(Boy Meets Girl)'를 참고해 이름을 정했다.

부천영화제 박진형 프로그래머는 "레오 카락스 감독의 영화에서 제목을 패러디한 것일 뿐 한국 영화의 제목을 베낄 의도는 아니었다"며 "이미 카탈로그 인쇄도 마쳤고 예매도 끝나 지금 제목을 변경하는 것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영화 제목을 둘러싼 이번 갈등은 지난 2004년 당시 김홍준 집행위원장의 해촉을 놓고 영화제 조직위원회인 부천시측과 영화인들 사이에 일었던 갈등의 앙금이 남은 것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메일에서 "2004년 사태 이후 줄곧 부천영화제 참가를 보이콧하고 있다. 영화제측이 제목을 변경하지 않을 경우 어떤 대응도 불사하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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