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미국 측과 쇠고기 추가 협상을 하겠다고 밝혀 쇠고기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우리 측이 이미 청와대, 행정부, 한나라당 등 3개 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해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는 상황에서 양국 통상장관회담을 통해 추가협상을 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수입 금지에 대한 민간자율규제 이상의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실질적.효과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13일 미국으로 건너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한.미 통상장관 회담을 열고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국내 반입을 막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다.
◇ `촛불 민심'에 추가협상 카드
정부가 추가협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은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출.수입 금지에 대한 민간자율규제로는 거리의 촛불로 나타나고 있는 민심을 설득하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달 20일 양국 통상장관의 서명이 담긴 서한을 통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한국이 쇠고기 수입을 중단할 수 있는 검역주권과 광우병위험물질(SRM) 기준을 미국 내수용과 수출용에 동일하게 적용하도록 했지만 성난 민심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후 월령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의 반입 문제에 대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여론의 반발이 계속되자 양국 업계가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수입하지않도록 민간자율규제 방식의 문제 해결을 시도했지만 구속력이 없다며 거리의 촛불을 더 늘어만 갔다.
결국 정부는 쇠고기 논란이 쇠고기 이상의 문제로 확산돼 한반도 대운하 사업, 공기업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들이 후순위로 밀리고 국정 수행에도 차질이 발생하자 미국 업자들이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수출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인 조치를 받아내기 위해 추가협상을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 `촛불 민심' 달랠 수 있을까
추가 협상 결과에 따라 여론의 향배가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추가 협상을 하겠다는 발표 만으로는 `촛불 민심'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으로 보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측은 기존의 협정문을 배제하고 새로 협상을 벌이는 재협상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추가 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국내로 반입되지 않도록 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아 보겠다는 방침은 정부가 이미 발표했지만 그 이후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정부 주변에서는 정부가 여론의 동향을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협상이라는 표현을 써가면서 미국 측과 협상에 나선 것은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 협상을 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보증을 보충협정문, 부속서, 각서 등 협정문에 대한 작업을 통해 담보할 수 있다면 사실상 부분적인 재협상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추가협상 쉽지 않을 듯
하지만 추가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미국 정부의 보증을 위해서는 사실상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입도 허용돼 있는 수입위생조건을 뒤집는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30개월 미만 월령 표시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증은 연방 수의사가 수출검역증에 월령을 표시하는 것이 될 수 있는데 한.미 간에 합의된 수입위생조건을 뒤집는 게 될 수 있어 미국이 상당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미국 농무부는 30개월 월령 표시에 대해 미국 정부가 보증해달라는 우리 측 제의에 대해 노코멘트로 일관하고 있다.
미국 의회도 기존 협정문에 손을 대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 쇠고기벨트 지역인 몬태나 주 출신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은 합의를 체결했고 양측은 이를 준수해야 한다"며 한국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 사실상 금지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미국 측이 우리 측의 요구를 받아 들인다면 반대 급부를 요구할 수도 있다. 현재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 등 민주당은 한.미 FTA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자동차 등에 대한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쇠고기 추가협상이 한.미간 통상.외교 등 다른 분야에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고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도가 추락할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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