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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만 수천억 달러, 미 CEO 죽어서도 '돈방석'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재직 중 사망할 경우 유가족이 회사로부터 거액의 보상금을 받기로 돼있는 사례가 많아 논란이 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 수십개의 미국 대기업들이 CEO 등 고위 경영진이 사망할 경우 유가족에게 생명보험금과 수천만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 퇴직 수당을 지급키로 한 것은 물론 심지어 사후 몇 년간 연봉을 지급토록 돼있는 등 엄청난 사후 보상금을 제공하는 계약을 맺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텍사스의 석유업체인 네이버스 인더스트리는 78세의 CEO인 유진 아이슨버그가 사망할 경우 최소 2억6천360억 달러의 퇴직 수당을 포함해 2억8천800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을 지급하게 돼있다. 아이슨버그 CEO의 사망시 퇴직수당은 이 회사의 1분기 순이익보다도 많은 규모다.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XTO 에너지는 59세의 밥 심슨 CEO가 사망할 경우 300만 달러의 생명보험금 외에 1억1천100만 달러의 보너스 및 2천50만 달러에 달하는 스톡옵션 등을 유가족에게 지급키로 해 그의 사망 보상금은 1억3천900만 달러에 달한다.

유선방송업체인 콤캐스트는 경영위원회 회장인 88세의 랄프 로버츠에게 8천700만 달러에 달하는 사망 보상금 외에도 사후 5년간 2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봉을 지급키로 작년 12월 결정했다가 주요 주주인 치프텐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반발로 지난 2월 연봉 지급계획은 취소했다.

콤캐스트는 그러나 로버츠 회장의 아들인 브라이언 로버츠 CEO에게 사후 5년간 연봉을 지급키로 한 것은 계속 유지하고 있어 그가 숨질 경우 유가족에게 연봉으로 지급할 돈이 5년간 6천만 달러에 이른다. 로버츠 CEO는 이와 함께 회사가 보험료를 낸 생명보험금 2억3천300만 달러를 포함해 총 2억9천800만 달러를 사후 보상금으로 받을 예정이다.

이른바 '금관'(gold coffin)으로도 불리는 CEO의 사망 보상금 지급은 정유사 옥시덴털이 하맨드 해머 CEO에게 그의 사망 여부에 관계없이 99세까지 연봉을 지급키로 한 것이 초창기 사례다. 해머는 1990년에 92세로 사망했다. 또 타임워너가 1992년 65세로 사망한 스티븐 로스 CEO에게 사후 3년간 연봉과 보너스를 지급하고 유가족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계약을 맺은 것도 초창기 사례로 꼽히고 있다.

조사업체인 에퀼라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국 93개 대기업 중 17%는 CEO에게 사망에 따른 퇴직수당 형태의 보상금을 제공하고 있고 40%는 회사가 생명보험료를 부담하고 있다.

신문은 경영진들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유가족이나 회사에 큰 상처가 돼지만 사망 보상금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경영성과와 연계되지 않는 엄청난 사망 보상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의 컨설턴트인 스티븐 홀은 CEO의 사망 보상금이 갈수록 논란이 되고 있다면서 주주들은 그렇지 않아도 많은 돈을 받는 CEO에게 사망 후에도 왜 많은 돈을 줘야 하는지, 왜 생명보험료를 회사가 지급하는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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