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 다음날인 11일 호주.뉴질랜드 방문을 위해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친박 인사 복당 여부를 5월까지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나도 결정할 것 아니냐"는 말을 남겼다.
이달 말까지 친박 인사들의 일괄 복당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극단적으로는 탈당도 불사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긴 셈이다.
그러나 청와대를 비롯한 비박(박근혜 전 대표를 제외한) 여권, 이른바 여권 주류세력은 마땅한 카드가 없어 고민이 깊다.
일괄 복당의 걸림돌은 지난 '4.9 총선' 과정에서 금전 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인사들이다. 나머지 친박 무소속 연대와 친박연대 인사들의 경우 적절한 시점에 복당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주류측의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검찰 수사 대상자까지 복당시킬 경우 한나라당의 정체성은 어떻게 되고 국민들이 어떻게 보겠는가"라며 "무조건 다 복당시키라는 박 전 대표의 요구는 이해할 수 없는 것"이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정체성이 혼돈을 빚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범법 혐의를 받고 있는 인사까지 한꺼번에 복당시키라고 하는 것은 정치 지도자로서의 도리가 아니다"고 강력 반발했다.
특히 비박 여권내에서는 '5월 시한'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18대 국회 원 구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대표 측근들이 박 전 대표 뒤에서 교묘히 흔들고 있는 것 같다"면서 "결국 상임위원장직을 차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쇠고기 파문'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에도 불만이 적지 않다. 다소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박 전 대표가 힘을 실어주는 언급을 했을 경우 큰 힘이 됐을 텐데 박 전 대표가 오히려 정부 질타에 주력했다는 지적이다.
박 전 대표는 이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국민이 정부를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소리를 잘 들어야 할 일이지, 이념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권 주류측은 향후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 박 전 대표를 끌어안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감안,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이 대통령도 불탄일을 맞아 내놓은 봉축 메시지에서 "서로의 차이를 넘어 널리 화합을 이루는 원융무애 사상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가 가슴에 꼭 새겨야 할 대승적 통합과 상생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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