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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논란' 관련 뉴스

SBS 8시뉴스는 지난 8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보다 최우선 정책은 있을 수 없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말을 보도했습니다. 이날 낮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삼계탕을 먹으면서 한 말입니다. 8시뉴스에는 빠졌지만, 같은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과 관련하여 아주 흥미로운 말도 했습니다. "고기가 위험하면 우리가 못 먹고 안 먹는 것이며, 수입업자도 장사가 안 되면 안 들여온다."는 말입니다.  

지난 두어 주일동안 한국 사회가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한가?"라는 주제를 놓고 떠들썩한 논쟁을 벌였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이 없습니다. 지난 2일 SBS 뉴스는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 개인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이렇게 쇠고기 협상을 우리 국민건강, 검역주권을 송두리째 열어 놓고 내 준 것은 있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같은 날 뉴스는 이 대통령이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 만나 "쇠고기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 사회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정치'를 들어 상대편을 공격하는 양쪽의 주장이 끝없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도 논쟁의 소득은 있습니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사람들이 도달한 생각은 대체로 "미국산 쇠고기에 광우병 위험이 있다."와 "광우병의 발병 확률이 아주 낮다."라는, 두 가지 사실은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두 사실의 어느 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 "발병 확률은 아주 낮지만 광우병 위험이 있다"라는 주장과 "광우병 위험은 있지만, 발병 확률은 아주 낮다"라는 주장으로 쟁점이 갈립니다. 쇠고기 먹다가 광우병에 걸릴 확률은 골프 치다가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는 것이 확률을 강조하는 쪽의 논거입니다. 지난 5일 SBS 뉴스는 "연간 3천5백만 마리의 소가 도축되는데, 광우병에 걸린 소는 3마리에 불과했다"는 미국 농무부의 주장을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반면에 아무리 확률이 낮아도 위험에 대한 안전장치는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위험을 강조하는 쪽의 논리입니다. 정부는 지난 7일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으로써 안전장치는 필요하다는 논리를 사실상 수용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대해 이날 SBS 뉴스는 광우병이 발생해도 국제수역사무국의 조치가 없을 경우 수입중단이 불가능하도록 규정한 합의문 5조를 들어 한국의 일방적인 수입중단이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고기가 위험하면 우리가 못 먹고, 안 먹는 것"이라는 이 대통령의 말에는 자신이 처한 곤경이 그대로 묻어 있습니다. 재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긋고 있는 미국 쪽의 완강한 태도와 검역주권과 최소한의 안전장치 복구를 요구하는 국내의 재협상 주장 사이에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고민입니다. 결국 미국 쇠고기는 들어 올 것이고, 먹느냐, 먹지 않느냐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일이라는 말로 읽혀지기도 합니다.

지난 7일 SBS 뉴스는 국회 청문회에서 광우병 발생 시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는 내용이 왜 협상결과에 포함되지 않았는가 하는 야당의원들의 질책에 대해 정부쪽이 협상에 일부 미흡한 점이 있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산 쇠고기 논쟁을 보면서 사람들이 갖는 기본적인 의문의 하나였습니다. 여기서 뉴스가 추적해야 할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부 스스로 미흡한 점이 있다고 인정한 협상을 왜 졸속으로 타결했는가 하는 점입니다. 협상에서의 대폭 양보와 한미 정상회담의 상관관계를 강조하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은 정상회담이 시작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이뤄진 협상의 졸속 타결 때문입니다. 추적해야 할 다른 하나의 주제는 미국인들이 먹는 쇠고기와 한국에 수출될 쇠고기가 정말 같은 것인가 하는 의문입니다. SBS 뉴스는 지난 5일 미국에 사는 우리 교민들의 대다수는 “교민들이 별 탈 없이 먹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를 놓고 너무 민감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에 미국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쇠고기는 주로 20개월 이내의 안전한 소이며, 광우병 위험 때문에 문제가 되는 30개월 이상 된 소는 미국 시장에서 거의 유통되지 않고 있다는 반론이 강하게 나오고 있습니다. 쇠고기 협상에 대한 국내의 격렬한 반발은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까지 수입한다는 협정의 내용 때문입니다. 뉴스는 이제 미국의 쇠고기 유통 실태를 심층 취재하고, 30개월 이상 된 쇠고기에 대한 미국인들의 생각은 어떤가를 추적해야 합니다. 뉴스는 또 빗나가는 논쟁을 바로잡아줄 수도 있어야 합니다. 7일 8시뉴스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문제를 놓고 지난 정부와 현 정부 간에 책임 떠넘기기 공방이 벌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이 문제가 두 정부 공동의 숙제였음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뉴스는 이 숙제를 푸는 두 정부의 방식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지난 정부는 시간을 끌면서 버텼고, 현 정부는 서둘러 받았다는 점입니다.

SBS 뉴스는 쇠고기 협상 파문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는 청와대와 정부에 대해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졸속 타결된 협상에 대한 반발에 잘 대응했으면 호미로도 막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상황판단에는 의문이 가지만, 현 상황이 가래로도 막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에는 동의합니다. 뉴스가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일은 정부가 스스로 걸어 들어간 신뢰의 위기에서 어떻게 빠져 나오는가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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