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여가를 즐기는 노인들을 윷놀이 도박에 중독시킨 뒤 매일 거액의 수수료를 뜯은 일당이 적발됐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16일 수도권 일대에서 노인들을 상대로 '돈 놓고 돈 먹기'식 윷놀이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 등)로 이모(55)씨 등 폭력배 5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 등은 2008년 2월 17일부터 4월 14일까지 58일 동안 매일 종로구 종묘공원, 경희궁, 성동구 청계천 공원길 등지에서 도박장을 열어 수수료로 1천74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윷놀이 도박은 참가자 20∼30명이 두 패로 나눠 일정액의 현금을 건 뒤 말이 먼저 나는 쪽이 판돈을 모두 가져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 결과 적발된 도박판에서는 20여명이 참가해 한 판에 30만∼40만원씩을 베팅했으며 이씨 등은 판돈의 10%씩을 수수료 명목으로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채증자료가 한정돼 있고 피의자들이 하루 수익이 30만원이라고 끝까지 우겨서 탈법이익을 1천740만원으로 잡았을 뿐"이라며 "5분 이내에 한 판이 끝나는데 아침부터 자정까지 판을 돌렸다는 진술도 있는 만큼 훨씬 더 많은 돈이 오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 일당은 퇴직 후 여윳돈이 있지만 소일거리가 없는 60∼70대 노인들을 재미로 윷놀이를 권해 몰입하도록 하고 중독된 이들이 아침마다 집결지인 종로3가 종묘공원에 찾아오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당은 경찰의 단속을 피하려고 종묘에 집합한 노인들을 관광버스에 태우고 경희궁 근처 야산, 청계천 둑길, 동묘공원 담길, 경기도 일대 비닐하우스, 음식점 등으로 데리고 다닌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 관계자는 "단순한 노름이 중독성이 세다"며 "자식들이 말리는데도 매일 고집스럽게 나온 노인, '집 한 채를 날렸다'는 노인, 자다가도 윷놀이 얘기를 하는 노인들이 있고 이 때문에 가정불화가 생겼다는 진술도 나왔다"고 말했다.
조직폭력단 ○○○파 조직원으로 불리는 이씨는 위세를 과시하며 빌려간 돈을 달라는 노인 3명을 때려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힌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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