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초등생 성폭행미수 사건으로 경찰에 대한 불신과 질책이 연일 계속되면서 경찰수뇌부가 경기북부 일선 경찰서를 잇따라 방문하는 등 해이해진 기강을 잡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어청수 경찰청장은 6일 오후 2시 의정부경찰서를 불시에 방문, 경기북부 10개 경찰서 서장과 제2청 과장급 이상 간부를 비상소집해 근무체제를 점검한 뒤 "기본과 원칙에 충실한 근무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5일 오후 8시 40분에는 김도식 경기지방경찰청장이 예고없이 의정부경찰서를 찾아 경감 이상 간부에 대한 비상소집을 발령해 민생치안에 허점이 없도록 긴장을 늦추지 말도록 지시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일산 초등생 성폭행미수 사건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면서 경찰의 안일한 수사관행에 대한 뭇매를 맞은 데 이어 유사한 사건이 언론을 통해 계속해서 불거져 나오는 등 경찰에 대한 불신이 해소되기는 커녕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찰청장이 의정부경찰서를 방문한 날 새벽에도 일산경찰서 관내 아파트 입구에서 여고생이 40대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유사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산 초등생 사건과 경찰관 강도.강간 사건이 있었던 일산경찰서와 고양경찰서에는 경기경찰청 감찰조사관이 파견돼 근무기강을 점검하는 등 기강잡기에 나섰다.
또 일선 경찰서는 유사사건 발생에 대비해 때아닌 긴급배치 훈련을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로 인해 일선 경찰서 간부들은 수시로 현장을 방문하고 근무시간이 끝난 뒤에도 밤 늦은 시간까지 남아 있는 등 비상시에 준하는 근무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간부 경찰관은 "지난주 내내 오후 11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없다"며 "주말에도 대부분 간부들이 나와 솔선수범해 근무를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기경찰청 박진현 제2차장은 "경기북부의 경우 지방청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보니 그 동안 기강이 해이해진 부분도 있다"며 "(경찰청장의 방문은) 일선 경찰관들에 대한 격려와 함께 경각심을 갖자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경기북부는 치안수요가 280만 명에 달하고 지역이 넓어 어려움이 많다"며 "간부들의 휴일 반납은 지시에 의한 것은 아니고 독자적으로 열심히 하자는 의도"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여론의 질타에 대해 일면 수긍하면서도 달라진 분위기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볼멘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 경찰관은 "경찰서의 문제는 형사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 있다"며 "형사 1인당 수 십건의 사건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 발생 때부터 적절한 조치로 범인을 검거하기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정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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