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기형 상태로 세상에 나온 지 100일밖에 안된 영아에게 뇌사 상태 어린이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심장외과 서동만 교수팀은 지난달 12일 대동맥 판막과 승모판 기형 등 복잡한 심장기형을 가진 생후 100일 된 유호민 영아에게 뇌사 상태에 빠진 4살배기 어린이의 심장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수술은 수술 당시 호민이가 살아있는 것 자체가 기적이었기 때문에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이는 호민이의 수술 당시 체중이 3.6㎏에 불과, 기증자의 심장 크기나 몸무게가 호민이 보다 4배 가까이 커 이식에 성공하더라도 흉곽 자체를 닫지 못할 수도 있고, 이미 한 달 동안 심폐소생기에 의지해 온 호민이의 체력이 장시간의 수술을 견뎌낼 수 있을지도 의문인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 교수팀은 호민이 어머니의 결정에 따라 장장 10시간에 걸친 심장이식 수술을 단행했다.
수술은 탁구공 보다 약간 큰 호민이의 심장을 떼어내고 이보다 4배 큰 기증자의 심장을 이식하는 수술이었다. 지름이 5㎜밖에 안 되는 대동맥과 폐동맥을 완벽하게 이어 붙이는 미세수술이기 때문에 현대 의술로 도전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특히 의료진은 기증자의 심장이 호민이의 작은 가슴(흉곽) 안에서도 정상적인 심장 박동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가슴 크기를 더 크게 하는 특수 성형수술을 병행함으로써 수술 성공확률을 더 높였다.
수술 1개월이 지난 호민이는 현재 지극히 정상적인 회복을 보이고 있으며, 앞으로 성장과 발육에 전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의료진은 덧붙였다.
의료진은 "사실 호민이가 인공심폐기에 의존해 한 달 이상 생명을 이어 갔다는 것만도 의료계에서는 획기적인 성과로 받아들여진다"면서 "호민이의 심장은 이미 그 기능을 다한 상태로 심장의 박동 기능과 폐의 산소-이산화탄소 순환 정화 기능을 인공심폐기가 대신하고 있었던 최악의 상황"이라고 회고했다.
이번 수술 성공으로 국내 최연소 심장이식 수술기록은 또 경신됐다. 그동안의 최연소 수술 기록은 2005년에 같은 병원에서 실시된 3살짜리 어린이의 심장이식 수술이었다.
서 교수는 "수술이 성공한 것은 호민의 손을 끝까지 놓지 않은 엄마의 인내 때문"이라면서도 "이번 에 생후 3개월 남짓 된 호민의 심장이식이 성공한 만큼 현재 생후 2개월이 넘어야 뇌사판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 장기이식법을 수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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