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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대상 범죄…'중형' 피할 수 없다

경기도 안양에서 실종됐다 수원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이혜진(11)양 살해사건을 계기로 어린이 대상 범죄를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원도 아동을 상대로 저지른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악질범죄에 대해 중형으로 강력 처벌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어린이 납치·살해범의 경우 최근 판례와 양형기준으로 볼 때 무기징역형 이상의 중형이 불가피해 보인다.

◇살해하면 최소 무기징역 = 형법상 미성년자 약취 및 유인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약취 및 유인한 후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거나 요구하면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 살해하면 사형 또는 무기징역, 폭행·상해·감금·유기하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가중처벌된다.

서울고법 형사6부는 지난 1월 초등학생 박모(당시 8세)군을 유괴해 살해하고 협박해 돈을 요구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영리약취유인)로 구속기소된 이모씨에게 1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법원이 이를 얼마나 심각한 범죄로 판단하고 있는지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저항능력이 없는 아동을 유괴해 자식의 생사를 걱정하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부모를 상대로 저지는 극히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부모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고통의 깊이를 감안하면 무기징역형이 가볍다면 가볍지 결코 무겁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형량을 결정할 때 검찰의 사형구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주지법도 지난해 8월 초등학생 양모(당시 9세)양을 성추행한 뒤 살해유기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살인 및 약취유인)로 구속기소된 송모(48)씨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에도 "피해자와 유족, 온 국민에게 엄청난 정신적 충격과 고통을 주고 아동대상 성폭력 범죄를 근절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청을 고려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의 형벌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2006년 2월 서울 용산에서 초등학생 허모(당시 11세)양을 성폭행하려다 잔인하게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기소된 김모씨 역시 1, 2심에서 모두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서울 서남부지역에서 어린이와 부녀자들을 상대로 연쇄살인 행각을 벌인 정모씨에 대해 대법원이 사형을 확정한 사례가 있다.

◇성폭행도 웬만하면 징역 20년 = 지난해 7월 대구지법원은 7~13세 어린이 5명을 성폭행하거나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자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인천지법은 같은 해 6월 7~13세 어린이 5명을 포함, 여성 11명을 성폭행 및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자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기도 했다.

어린이를 납치만 해도 중형을 피할 수 없다.

대전지법은 지난해 8월 초등학생(당시 8세)을 납치해 부모에게 몸값을 요구한 김모(37)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한 것에 비해 결코 가볍지 않은 형량이다.

2006년 6월에도 인천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고 여성을 납치해 성폭행 한 20대 형제가 각각 징역 12과 15년형을 받았다.

◇외국도 아동범죄에 엄중 = 러시아 모스크바법원은 지난해 10월 어린이를 포함, 48건의 살인과 3건의 살인미수 사건을 저지는 30대 연쇄살인범에게 사실상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내렸다.

지난해 6월 중국 서북부 간쑤(甘肅)성에서는 초등학교 3~4학년 여학생 18명을 모두 70여 차례에 걸쳐 성폭행한 인면수심의 교사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2006년 7월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는 9~16세 여자 아이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피고인에게 사형선고와 함께 유족에게 사망배상금(약 7천9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일본 히로시마지방재판소는 2006년 7월 하교하던 여자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뒤 살해한 페루인에게 '가석방에 신중하라'는 이례적인 주문을 달아 무기형이 선고했다.

당시 일본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렸던 이 사건에서 부모가 바라던 사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일본 언론은 어린이 대상 범죄가 증가한 데 따른 중형선고라고 분석했다.

수원지법의 한 판사는 "최근 양형사례를 보면 저항능력이 없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범죄는 지극히 반인륜적인 것으로 간주해 납치·성폭행은 15~20년형, 살해할 경우 무기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다"면서 "이런 중형선고에도 어린이 대상 범죄가 끊이지 않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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