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아 보입니다.
경기상황을 미리 반영하는 주가가 오를 때는 미국 경기에 대해 희망적인 부분을 찾아서 부각시키는 분석이 많고, 주가가 떨어지면 반대로 절망적인 부분이 부각되는 것이 증시를 둘러싼 분석의 현실이지만 서비스업마저 흔들렸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1월 서비스업 지수가 41.9로 지난해 12월의 54.4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53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겁니다. 이게 무슨 의미냐고요?
일반적으로 ISM 지수가 50을 넘으면 경기가 확장국면이고 50이하면 침체 국면으로 해석합니다.
이미 제조업 ISM 지수는 50밑으로 떨어져 경기침체 논란을 불러일으켰죠.
그런데 서비스업, 그러니까 음식점,은행 같은 업종은 미국 경기에서 대단히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서비스업 고용이 전체 고용의 7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하죠.
그동안 미국 경기가 침체냐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아니라는 쪽에서는 "서비스업 경기는 견조하다" 라는 점을 들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경기침체를 주장하는 쪽 분석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봐야합니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고위 인사로는 처음으로 래커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가 "미국이 완만한 경기후퇴 가능성이 있다" 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제 최악은 지났다' 고 생각해 반등했던 뉴욕 증시는 서비스업 부분의 경기위축 소식이 나온 뒤 다우지수가 1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유럽 증시도 급락했죠.
우리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증시가 쉬지만 그렇지 않은 일본 증시도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사실 경기침체의 징후는 여러 곳에서 있었지만 애써 외면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 숫자가 만 7천개나 줄어 4년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는 소식에도 지난 11월과 12월 고용통계가 잠정치에서는 상당히 안 좋게 나오다 한 달 뒤 확정치에서 대거 수정됐던 사례를 들며 이번에도 '통계 실수가 클 것' 이라는 낙관적인 해석이 많았습니다.
고용 숫자가 줄면 실업수당 신청이 증가해야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논리도 제시했죠.
지난 2001년 경기침체 당시에는 과도한 설비투자가 문제가 돼 이를 해소하는 차원에서 대거 실업자를 양산했지만 금융위기로 촉발된 이번에는 경기침체가 온다고 해도 고용 숫자가 많지 않은 금융부분에만 한정된다는 주장입니다.
물론 이 주장이 맞을 수도 있습니다. 또 아직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업 고용지표는 경기침체를 뒷받침 할 정도까지 나빠지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다만 제조업 경기가 흔들리고 서비스업 경기마저 흔들린데다 실업률까지 5%대로 올랐다면 이제는 '완만한 경기침체(Mild Recession)'이 시작됐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그리도 최후의 보루인 서비스업 고용지표가 견조하게 유지돼 소비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면 경기침체 기간이 짧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경기침체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미국 경기에 직접적으로 연동되는 우리 증시도 아직 바닥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봐야지 바닥이라며 섣불리 뛰어들기에는 위험요인이 너무 많이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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