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공천 갈등이 `냉온탕'을 오가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면서 정치권의 관심은 각본없이 전개되는 이번 공천 내홍의 결말이 어떻게 쓰일까에 모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은 친이(친 이명박 당선인) 핵심인 이방호 사무총장의 연초 `현역의원 40% 물갈이' 언급을 계기로 친이와 친박(친 박근혜 전 대표) 진영간에 본격 점화됐다.
이어 지금까지 한 달여간 `이명박-박근혜, 공정공천 다짐'→공심위, 김무성 최고위원 공천신청불허 시사→강재섭 대표, 이 사무총장 사퇴 요구→최고위, 김 최고위원 공천신청 중재→강대표, 이 총장 사퇴요구 철회' 등을 겪으면서 마치 외줄을 타듯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해왔다.
특히 그 동안 갈등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니었던 강 대표까지 가세해 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면서 공천갈등은 파국 일보직전의 정점으로 치달았다.
그러나 `벌금형 전력자'인 김 최고위원의 공천신청을 가능토록 신청기준을 완화한 지도부의 중재안을 이 총장이 받아들이고 강 대표 역시 이 총장 사퇴요구를 거둬들임으로써 공천갈등은 일단 수습 쪽으로 극적인 반전의 기회를 잡기는 한 상태다.
친이측은 "당규를 원칙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강경 입장이던 이 사무총장이 파국을 막겠다는 당 지도부의 뜻을 받아들여 양보한 만큼, 이제는 어느 쪽이건 공천문제를 제기하지 말고 독립기구인 공심위에 맡겨야 한다"고 공을 박 전 대표측에 넘겼다.
강 대표의 한 측근도 "이 총장의 사퇴까지 거론한 강 대표마저 사태수습 의지를 보인 만큼 이제 누구도 공천 문제로 갈등을 일으킬 명분이 없다"며 다시 `중립지대'로 회귀하면서 상대적으로 박 전 대표측에 결단을 촉구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잠시 강 대표를 `원군'으로 얻었던 친박측은 자칫하면 `외통수'에 몰릴 처지에 놓였다. 이런 미묘한 상황을 반영하듯 친박측은 강경파와 온건파로 기류가 나뉘면서 3일 회동에서 수용이냐, 거부냐를 놓고 양단간의 결정을 해야 할 형편이다.
강경파는 문제의 핵심은 이 사무총장의 사퇴인 만큼 `상황 종료'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반면 온건파는 이 총장의 사퇴를 요구한 강 대표가 이를 철회한 마당에 계속해서 이 총장의 사퇴를 밀어붙인다면 `당을 깨자는 것이냐'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치권에 대한 각종 `품평'이 이뤄질 설 명절을 앞두고 당이 계속해서 자중지란의 모습을 보이고 이것이 설 민심 악화로 이어질 경우, 친박측이 고스란히 그 덤터기를 쓸 수밖에 없다는 점이 친박측에 압박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친박측이 일단은 갈등봉합에 어떤 형태로든 `동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그러나 이 처럼 `공천전쟁 제1라운드'가 간신히 봉합되더라도 당장 설 직후인 9일 시작되는 공심위 회의에서부터 갈등이 재연할 수 있다는 우려는 현실감있게 제기된다.
무엇보다 친이측에 대한 친박측의 근원적 불신이 여전하다. 특히 박 전 대표측이 공천갈등의 `진원'으로 지목하고 있는 이 총장이 여전히 건재하다면 이번 갈등봉합이 봉합 이상의 의미를 지니기 어렵다는 생각이 박 전 대표측에는 팽배하다.
공심위원 구성 당시 친박측 입장을 적극 대변할 인사를 포함시켜달라는 주장을 포기한 것은 이명박 당선인이 공정 공천을 약속했기 때문이지만, 이후 김무성 최고위원에 대한 공천신청 배제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 이 총장이 당선인의 의중에서 더 나아가 `친박 제거'를 위한 총대를 멨다는 `학습효과' 때문이다.
이 때문에 공천심사 과정에서 친박측 인사들이 탈락할 경우, 정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박 전 대표측은 공정성 시비를 재차 꺼내들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친이측 강경파들은 온건파와는 달리 `개혁 공천'이 이뤄져야만 이명박 정부가 제대로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여전히 갖고 있고, 친이 인사가 다수인 공심위 역시 "심사 과정에서 사안별로 경중을 가려 판단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공연히 시사하고 있는 점도 험로를 예고하고 있다.
또 이번에 `이방호 사퇴 요구'라는 초강수를 둔 강 대표 역시 공천심사 과정이 향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도모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당내 `신주류'인 친이측을 상대로 또 다시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있다.
이와 함께 자유선진당이 계속해서 세를 불려가면서 공천 탈락 예상자들의 `배수지'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공천전쟁 제2라운드를 점치게 하는 전운이 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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