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의 방북 대화록 유출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김 원장이 '현직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전직 신분의 국가정보기관 최고 책임자가 각종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고 기소된 적은 있지만 현직 신분의 정보 수장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김 원장이 처음이고, 현직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역시 첫 사례가 된다.
검찰은 대화록 내용이 일단 형법 127조에 규정된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인 부장검사)는 김 원장이 대선 전날 방북해 김양건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과 나눈 대화 내용 등을 담은 문건을 작성하고 언론사에 전달하는 과정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의 2급 간부를 소환조사한데 이어 김 원장이 '직접' 문건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전직 국정원 직원 13명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검찰은 명단이 나오는대로 다음 주부터 차례로 불러 문건을 건네받으면서 "이명박 대통령당선인 측에 전달해달라"는 등의 부탁이나 요청을 받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문건 작성 경위와 외부 유출 동기, 문건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과정 등을 확인하고 비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뒤 김 원장 조사 여부와 서면 또는 소환조사 등 조사 방법 등을 정할 방침이다.
이처럼 수사 행보가 빨라지면서 김 원장 조사도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와 관련,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 방법 등을 정하면 되는 것이지, 현직이냐 전직이냐 여부는 별로 고려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가정보기관의 권위 추락이나 명예 실추, 직원들의 사기 저하 등을 감안해 김 원장을 '현직 신분'으로 검찰청에 소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지난 15일 김 원장이 문건 유출의 장본인이 자신이라고 밝힌 뒤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가 아직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을 앞두고 국정원장 교체가 확실한 상황에서 그가 '현직'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해 사실상 수사에 들어가면서 '내사에 착수한다'고 한 점도 김 원장이 '현직'이 아닌 '전직'이 될 때까지 '주변 두드리기'를 통해 시간을 벌겠다는 의도를 보이는 등 이 문제에 신중히 접근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검찰 고위 관계자도 당시 "주변 조사를 해보면 '처벌의 대상이 되는 비밀'로 분류해야 하는지, 김 원장을 직접 조사해야 하는지,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지 등이 확실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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