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이 새 지도부 선출방식을 놓고 '합의 추대' 쪽으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유력한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둘러싸고 당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수도권 초.재선과 '386' 의원을 중심으로 '손학규 카드'가 급부상중이지만 '김한길 그룹'과 친노그룹 등 일부에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어 내부 기류가 복잡하다.
손 전 지사를 밀고 있는 측에서는 그가 참여정부의 국정 책임에서 가장 자유로운 데다 수도권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대선에서 '호남당'으로 전락한 신당을 총선에서 회생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이들 사이에서는 내달 초 그를 대표로 하는 새 지도부를 출범시켜 당 쇄신작업을 책임있게 추진하도록 한 뒤 2월 3일 전당대회에서 추인하자는 '내정자 체제'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의 인적쇄신 역량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현재의 논의 흐름대로 단일성 집단지도체제가 확정될 경우 계파안배가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과연 경선을 거치지 않은 손 전 지사가 전면적 쇄신의 '메스'를 들이댈 수 있겠느냐는 것.
최근 전면쇄신 요구 성명을 냈던 초선그룹은 "대선패배 책임론에 기반한 공천혁명이 이뤄지려면 우선 비상대책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한승헌 전 감사원장 등 외부인사 영입론을 펴고 있다.
현실정치인인 손 전 지사가 과연 과거의 틀을 단절하는 수준의 과감한 인적 쇄신에 나설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경선론을 주장하고 있는 '김한길 그룹' 소속 의원도 "'손학규 카드' 자체에 대한 반대 여부를 떠나 치열한 내부경쟁을 거쳐야만 손 전 지사가 대표가 되더라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대철 상임고문도 전날 당 쇄신위와의 오찬에서 경선 필요성을 강조하며 "저라도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 이후 '인적 청산' 대상으로 거론되며 '로키 행보'를 보이고 있는 친노 그룹도 원칙적으로는 외부인사 합의추대론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손 전 지사 외에 뾰족한 대안이 없지 않느냐"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아 내부 기류가 미묘하다.
친노 의원은 "당 정체성 차원에서 적절치 않다는 입장이지만 손학규 대세론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반대 목소리를 강하게 내기도 힘든 것 아니냐"고 털어놨다.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광재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분열적 상황에서 통합적 모습으로 가려면 합의수준이 높은 사람이 중요하다"며 "손 전 지사의 경우 당내 경선에서 전국적으로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고른 지지가 있었다는 점, 안정감과 개혁성 이미지 등 장점을 갖고 있어 다수가 추대한다면 반대하기 어렵다. 이념적 문제로 매진했던 시대는 끝난 것 아니냐"며 긍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친노그룹의 이 같은 스탠스를 두고 손 전 지사측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 구성 과정에서 당내 고립을 피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당 쇄신위는 이날 경선 후보 및 중진그룹과 간담회를 갖고 의견수렴에 나섰으나 정동영 전 장관과 손 전 지사, 이해찬 의원 등이 불참한 가운데 초청 대상 가운데는 유재건 천정배 유시민 의원 정도만 참석, 다소 '썰렁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천정배 의원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추대로 선출된 지도부가 과연 희생을 요구하면서 강력한 쇄신을 할 수 있을지 근본적 의문이 든다"며 "소수더라도 경선하자는 주장이 있다면 할 수밖에 없는게 민주주의 아닌가. 경선으로 갈 것 같다"며 합의추대론에 제동을 걸었다.
그러나 물망에 오른 외부인사들이 고사하는 등 대안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손학규 대세론'이 굳어질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게 대체적 관측이다.
쇄신위는 내달 3~4일 쇄신안을 확정,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며 신당은 내달 7일 중앙위를 열어 쇄신안을 최종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원외 중앙위원들은 현 지도부 사퇴 후 비대위 전환을 통한 진로모색을 주장하며 중앙위 소집을 요구한 상태로, 지도체제를 둘러싼 막판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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