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는 지난 한 해 동안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큰 사건과 관련한 단독보도가 많아 뉴스에서 전반적으로 활기를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대선보도에서 균형을 잡으려는 노력이 돋보였습니다. 화면 하단에서 솟아나오는 뉴스 자막이 생동감을 주었으며, 주요 주제들에 대한 집중보도로 이해도를 높였습니다. 그러나 몇 가지 문제들은 여전히 SBS 뉴스가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선 깊이 있는 분석의 부족입니다. SBS 뉴스는 중앙일보와 함께 대규모 패널을 선정해서 지속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것은 대선후보 지지율의 변화 추세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론조사는 어떻게 분석하느냐에 따라 같은 결과라도 의미가 달라집니다. 지난 23일 뉴스는 이명박 당선자가 일을 잘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86.3%가 잘 할 거라는 기대를 나타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날 뉴스는 당선자에 대한 높은 기대와는 달리 경제 양극화 개선, 집값의 안정 또는 하락, 노사문제 개선, 남북관계 개선, 사교육비 부담 경감 등 구체적인 정책효과와 관련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20-40%대로 낮게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총론적인 기대와 정책 분야별 전망 사이의 큰 간격에 대해, 선거 과정에서 공약에 대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아 유권자들이 정책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이 설명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그보다는 정책 분야별 전망에 대한 설문이 이 당선자의 정책방향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이 당선자의 경제정책은 양극화 개선보다는 성장률을 높이는 쪽이며, 집값의 안정보다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 쪽이고, 남북관계는 개선보다 재조정 쪽입니다. 따라서 이 당선자가 일을 잘 할 것으로 기대하는 비율이 높으면서도, 양극화나 남북관계가 개선되리라고 전망하는 비율은 낮다고 하여 하등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지난 25일 SBS 뉴스는 이 당선자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와 비정규직 보호라는 서로 다른 두 가지 목표를 놓고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가 첫 시험대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와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가 서로 충돌하는 정책이라는 것은 잘못된 전제입니다. 지금과 같은, 저임금 비정규직의 확대를 통한 노동시장 유연화는 최악의 정책 조합이었습니다. 노동시장 유연화의 안정적인 토대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통해 비로소 구축될 수가 있습니다. SBS 뉴스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문제는 중요한 사실의 누락입니다.
이 당선자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에 이경숙 숙대 총장을 임명한 과정에 대한 뉴스의 보도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 이 총장의 전력이 문제되었다는 사실을 보도한 24일 뉴스는 그가 11대 민정당 전국구 의원을 지낸 것을 놓고 정치경험이 있다는 평가와 새 인물이란 기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정말 문제된 것은 전국구 의원을 지냈기 때문이 아니라 지난 80년 전두환 정권시절 국보위 입법의원을 지낸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게다가 국보위 전력을 두고 정치경험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 일은 없습니다. 뉴스는 국보위 이력을 하루 늦은 25일 이 총장의 인수위원장 임명 소식을 보도하면서야 언급했습니다. 그런데 이 총장이 이 당선자와 함께 소망교회 교인이라는 사실은 이날 뉴스에서도 빠뜨렸습니다. 사실 누락은 사건보도에서 더욱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상 최악의 기름유출 사고에 대해 SBS 뉴스는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뉴스는 오염된 바다와 해안에서 기름찌꺼기를 제거하는 작업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뉴스가 특히 보도하지 않고 있는 중요한 사항은 사고를 일으킨 기업의 책임소재와 해당 기업의 입장에 관한 것입니다. 이 사고를 일으킨 해상 크레인을 끌고 가던 배는 삼성중공업의 예인선이었고 사고를 당한 선박은 대산 공단의 현대오일뱅크로 향하던 대형 유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사고 발생 소식을 전한 지난 7일 뉴스는 사고를 당해 기름을 쏟은 유조선과 사고를 일으킨 예인선의 선주가 어느 회사이며, 유조선은 어디를 출발하여 어디로 가던 중인가 하는 기본적인 사실조차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삼성중공업’이라는 회사명은 다음 날 삼성중공업과 해양수산청이 서로 책임전가를 하고 있다는 뉴스에 한번 언급되었을 뿐입니다. 해경이 사고 책임을 물어 예인선과 유조선 선장 등 4명의 개인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보도한 지난 20일 뉴스에서도 예인선과 유조선 선주 등 관련 기업의 이름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뉴스는 충남 태안 일대 주민들의 생활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린 엄청난 사고를 놓고, 정부가 삼성중공업과 유조선 선주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추궁하고 있는지에 대해 추적하지 않고 있습니다.
SBS 뉴스는 지난 19일 대선 개표방송의 온도를 경쟁사 뉴스와는 달리 이 당선자를 환호하는 지지자들의 뜨거운 열기에 맞춤으로써 대선의 결과를 ‘경사’로 받아들인 일부 시청자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반면에 지난 한 해 동안 부각시켜 왔던 정치적 중립의 입장이 흔들렸다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새해에는 정치이슈를 보도하면서 잠시라도 균형감각을 잃지 않도록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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