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진실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아마 이번에 인구학회가 발표한 연구결과가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내용은 간단합니다.
우리는 동방예의지국이라면서 효도를 하는 나라라고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부끄러운 소식이죠.
늙어서도 자식에게 대접받으려면 돈이 있어야 된다는 속설이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연구결과인데요.
숭실대 정재기 교수가 국내 천3백여 명을 조사한 뒤 이 결과를 지난 2001년 세계 26개국 3만 3천 명을 대상으로 한 국제사회조사 결과와 비교를 해 내놓은 내용입니다.
우리나라는 소득이 높은 부모일 수록 자녀와 만나는 횟수가 통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모가 재산이 많으면 자녀들이 자주 찾아간다는 얘기죠.
하지만 외국의 경우는 전혀 달랐습니다.
OECD 14개 회원국을 대상으로 같은 분석을 해보니 대부분의 나라에서 돈이 많을수록 자식들과의 접촉 빈도가 낮았습니다.
이유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을수록 가족 이외의 인적 네트워크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또, 함께 살지 않는 아버지나 어머니를 1주일에 한 번 이상 만난다는 응답은 각각 26%, 27%에 불과해 일본과 함께 세계적으로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반면 전화 같은 비대면 접촉은 우리 나라 자녀들이 많이 하는 편이어서 조사 대상 27개국 평균보다 높은 7~8위권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때는 우리의 경우 절반이 넘는 51.9%가 가족이나 친족에게 도움을 청한다고
응답해 동료나 공식기관, 배우자보다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 수치 역시 조사대상국 평균인 41%를 웃도는 것이고 공식기관에 의존하는 다른 선진국과 차이가 있는 부분입니다.
학계에서는 이런 이유를 우리의 경우 친족 관계를 정서적 성격보다 도구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하더군요.
사실 새롭고 충격적인 내용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지만 이 소식을 보고 왠지 마음 한 구석이 무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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