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풀려진 상장 공모가로 인해 개인투자자들이 신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7월부터 도입한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의 일환으로 상장 이후 일정 수준 이하로 주가가 떨어지면 주관 증권사가 투자자들이 배정 받은 주식을 사줘야 하는 '풋백옵션'이 폐지된 이후 공모가 대비 반토막난 '새내기주'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관사별로 공모주 수익률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IPO 선진화 방안에 대한 보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44개 기업 가운데 7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곳은 34개로 전체의 77.3%에 달한다.
이 중 웨이브일렉트로와 미래나노텍, 푸른기술, 아이에스시, S&K폴리텍, 엘지에스, 제이엠텔레콤, 바로비젼, 바이오톡스텍, 아로마소프트, 옴니시스템, 아구스, 연이정보통신 등 13개사는 공모가 대비 낙폭이 40%를 웃돌았다.
이처럼 새내기주가 주식시장에 푸대접을 받고 있는 이유는 주관사가 투자자들의 위험을 보존해주던 풋백옵션이 폐지되면서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풋백옵션이 있을 때는 증권사들이 상장 후 1개월 동안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할 경우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재매입하는 만큼 공모가 책정을 보수적으로 했지만 이 제도가 폐지되자 공모가를 공격적으로 올려 잡고 있다.
실제 풋백옵션이 폐지되기 전인 올해 상반기에 주식시장에 상장된 22개 기업은 상장일 이후 이달 7일까지 평균 27.16% 오른 반면 새 제도가 시행된 하반기에 상장된 44개 기업은 평균 16.49% 하락했다.
올해 하반기 3곳 이상을 상장시킨 7개 증권사의 주관 공모주 평균 등락률을 보면 한국투자증권(-45.93%), 미래에셋증권(-38.55%), 대우증권(-25.97%), 교보증권(-23.54%), 동양종금증권(-18.43%), 한화증권(-18.35%) 순으로 낙폭이 커졌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상장 예비기업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부 증권사들이 최대주주와 담합해 공모가를 의도적으로 부풀리고 있다"면서 "공모가를 높게 잡을 경우 증권사는 많은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으며 상장사는 더 많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증권사들의 도덕적 해이로 인해 공모주를 배정 받으면 무조건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공모주 불패 신화'는 하루 아침에 무너지고 신규 상장 종목에 투자하면 손해라는 '새내기주 회피심리'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공모가 부풀리기가 지속될 경우 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는 건전한 기업들마저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아 주식시장의 순기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면서 "주관사별로 공모주 수익률 공시를 의무화하는 등 IPO 선진화 방안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공모가 부풀리기 지적이 잇따라 제기됨에 따라 최근 IPO 주관사 업무를 한 증권사들을 상대로 공모가 산정 등의 관련 자료제출을 요구해 실태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