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기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각 대선 후보 진영의 돈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는 최근 자신의 소유인 서울 서초동 영포빌딩을 담보로 30억 원을 빌려 특별당비로 냈다. 당의 선거 운동용 실탄이 바닥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후보가 낸 특별당비로 당초 목표했던 400억 원의 예산을 간신히 채웠다.
그동안 선관위에서 받은 선거보조금 112억 원을 다 쓰고 제2금융권에서 260억 원을 대출받아 사용해 왔다.
12%의 선이자를 떼고 2월 말까지 갚는다는 조건으로 빌린 '급전'이다. 여기에 당 재정위원들이 모두 20억 원 정도를 갹출해 특별당비로 보탰다. 선대위 총무재정팀 관계자는 "인쇄비나 유세차량 대여비 등은 외상으로 처리해 당장 드는 돈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며 "선거 후 비용을 환급받으면 대출금과 외상값부터 갚겠다"고 말했다.
116억 원의 선거보조금을 받은 정동영 대통합신당 후보 선대위도 사정은 비슷하다. 선대위 한 실무진은 "유세차량 운영비가 60억~70억 원, 법정홍보물이 20억~30억 원, 신문.방송.인터넷 등 광고비가 거의 100억 원에 육박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문학진 총무본부장은 "의원들이 3,000만 원씩 대출받아 당비로 내자"고 제안했다. 일부 의원이 참여했지만 참여율이 저조해 최근 의원 보좌진이 십시일반으로 2,000만 원을 모아 특별 당비로 냈다.
한 당직자는 "대출받으려고 제2금융권을 두드렸지만 허사였다"며 "급한 대로 재정 상태가 좋은 한 당직자에게서 무이자로 돈을 빌리기로 했다"고 귀띔했다.
이회창 후보 캠프는 상황이 심각하다. 무소속 후보인 탓에 선관위 선거보조금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최근 이흥주 홍보팀장이 전화통화에서 "6,000만 원만이라도 빌려 달라. 이 후보 명의의 차용증을 써줄 거다"라고 하소연하는 장면이 기자들에게 목격되기도 했다. 개인 돈을 대거나 빌리는 게 유일한 '돈줄'인데, 캠프에선 "차용증이 쌓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후보와 세 자녀, 이흥주 홍보팀장이 모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한 인사는 "외상거래를 약속했던 업체들도 요즘엔 불안한지 돈을 미리 달라고 한다"고 말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후보는 한 토론회에서 "내가 내놓은 것과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것을 포함해 70억 원 정도 지출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대선 기탁금과 당사 임대료, 유세차량 대여 등 50억~60억 원을 문 후보가 보유하고 있던 예금.주식 등을 처분해 충당했다"며 "문 후보 개인 돈으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소개했다.
(중앙일보) 임장혁 기자 j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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