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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의 병행수입 둘러싼 '공방' 가열

현재 국내 수입차시장은 어수선하다.

SK그룹 계열의 종합상사인 SK네트웍스가 22일 수입차 직수입 판매를 공식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소규모로 이뤄진 '그레이 임포트'(Grey Import.병행수입)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든 셈이다.

이는 SK네트웍스가 병행수입 시장 뿐아니라 공식 수입차 업체(임포터)들이 장악하고 있는 수입차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으로 이어진다.

SK네트웍스는 벤츠, BMW, 아우디, 렉서스, 도요타의 총 10개 차종을 들여온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는 "예의주시하겠다"며 공식적인 반응은 자제하면서도 우려섞인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여러 측면에서 현실화될 수 있다.

SK네트웍스가 10% 가량 싼 차량 가격을 제시함에 따라 임포터들로서는 우선 판매 물량 자체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한 임포터 관계자는 "현재 고객들이 구매시점을 늦추고 있다"며 "이는 공식 임포터로부터 구매하기 앞서 SK네트웍스가 내놓을 가격을 보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임포터들은 SK네트웍스의 차 판매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염려하고 있다.

가령 SK네트웍스가 수입해온 차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나아가 이 차량에 대한 정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고객들은 결과적으로 SK네트웍스가 아닌 브랜드를 탓하기때문이다.

이에 반해 SK네트웍스는 "현재 임포터들이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지만, 근거없는 얘기"라며 "우리는 임포터들과의 대결을 원치 않으며, 수입차 시장의 약자인 소비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사업에 나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PDI(Pre-Delivery Inspection) 문제없나 = 대체로 수입차는 한국에 도착한 뒤 PDI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PDI란 운송 도중 발생한 파손 등을 찾아내 이를 수리하는 것을 말한다.

임포터들은 SK네트웍스의 PDI 능력에 의구심을 표시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미국의 현지 파트너를 통해 차량을 들여오는 만큼, 차량 운송시간이 2배 이상 걸리며 그 과정에서 차량 파손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즉 독일에서 생산되는 차량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해 임포터는 '독일→한국' 노선을 거치지만, SK네트웍스는 '독일→미국→한국'이라는 긴 여정을 밟을 수 밖에 없으므로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다.

한 임포터 관계자는 "운송 과정에서 흠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다분하며 운송 기간이 길 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며 "아울러 SK네트웍스가 PDI 능력을 갖췄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오히려 SK네트웍스를 통해 공급되는 차량의 상태가 더욱 우수하다는 입장이다.

가령 독일 차량의 경우 미국 현지의 파트너가 독일로부터 온 차량에 대한 PDI를 실시하는데 이어 최고 숙련자의 손을 거쳐 컨테이너에 실려, 즉 잘 포장된 상태로 운반되기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다.

아울러 컨테이너를 통해 들여온 차량은 기존 임포터들의 물류센터 보다 우수한 SK네트웍스의 물류센터에서 자체적인 PDI를 또다시 거친다는 게 SK네트웍스의 설명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현재 많은 수입차 고객들이 운송 과정에서의 파손에 많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컨테이너에 실려 오는 만큼 차량은 최상의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AS에서 질적 차이있나 = 수입차 구입에 앞서 고려하는 항목 가운데 하나가 바로 AS(애프터서비스) 문제다.

임포터들은 SK네트웍스의 정비 능력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SK네트웍스 말대로 스피드메이트라는 정비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지만, 이는 그저 경정비에 그친다는 것이다.

또한 임포터들은 SK네트웍스가 숙련된 정비 전문가들을 영입하더라도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에 문제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년 새로운 차종 또는 변경된 차종이 출시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정비 교육이 본사로부터 실시간 이뤄져야 하는데 SK네트웍스는 병행수입업체이므로 이런 기회를 갖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사업 비전을 접한 우수한 정비 인력이 쇄도하고 있으며, 현재 사업 초기에 필요한 인력은 충분히 확보했으며 앞으로도 사업 확장에 맞춰 적정 규모의 우수 인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SK네트웍스는 전문 정비센터 인력을 20명 가량 확보해 놓은 상태다.

또한 SK네트웍스는 전문 정비인력에 대한 교육의 경우에도 이날 사업 론칭과 함께 체계적인 교육계획을 수립, 시행하고 있으며 해외 파트너와의 제휴를 통해 지속적인 교육에 나설 것이라고 소개했다.

나아가 SK네트웍스는 차량 가격 뿐아니라 부품 및 공임 등의 가격을 10~15% 낮게 책정했다고 덧붙였다.

◇부품공급 차질있을까 = 원활한 차량 부품 공급은 정비 능력 못지 않게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임포터는 현재 차량 판매 대수를 예측해 본사로부터 관련 부품을 미리 조달해 놓는 방식을 쓰고 있다.

즉 차량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지체없이 새 부품을 투입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임포터들은 SK네트웍스가 이 문제에 직면할 경우 부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딜러를 사이에 두고 있는 만큼 본사로부터 부품을 받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로부터 차량을 구입한 고객이 SK네트웍스의 정비망 부족 등으로 임포터의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부품 조달에만 3개월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한국 실정에 맞게 제작된 임포터들의 차량과 SK네트웍스의 차량이 세세한 부분에 있어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또한 일각에서는 각 메이커가 SK네트웍스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품 공급을 원천 봉쇄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SK네트웍스는 "이미 해외 업체와의 네트워크를 통해 안정적 부품 공급처를 확보해 놓은 상태"라고 반박했다.

메이커들의 부품공급 봉쇄 가능성에 대해서도 "명백한 공정거래 위반이며, 독일에서는 봉쇄에 나선 측이 패소한 선례도 있다"고 말했다.

◇가격인하 효과있나 = SK네트웍스의 가장 큰 강점은 임포터들이 공급하는 차량 보다 10% 안팎 차값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포터들은 "고객들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와 가치가 반영된 것"이라며 가격차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이다.

SK네트웍스의 활동으로 인한 즉각적인 가격 인하는 없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김보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상무는 "SK네트웍스의 사업 개시로 인해 가격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며 "대신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를 한층 강화하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업계 일각에서는 SK네트웍스가 이날 제시한 가격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높다는 평가도 있다.

이와 관련, SK네트웍스는 "현재 임포터들이 제공하는 것 이상의 고품격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SK그룹의 주유소, 호텔 등을 활용할 경우 오히려 고품격 서비스의 역량에 있어서는 SK네트웍스가 한수 위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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