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41)씨가 제출한 '이면계약서'의 진위 여부가 검찰 수사의 성패를 가름짓는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이면계약서의 친필서명을 확인하는 기법에 얼마나 신뢰를 둘수 있는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만일 이 후보의 친필서명이 '진짜'로 판명되면 'BBK의 실소유주가 이 후보'라는 김 씨의 주장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에 친필서명 감정에 대한 신빙성 확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경준(41) 씨의 부인 이보라 씨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공개한 이면계약서 사본을 보면 이 후보의 영문 이름을 필기체로 흘려쓴 친필서명이 김 씨 등의 서명과 함께 차례로 기재돼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김씨로부터 제출받은 이면계약서 사본을 대검 문서감정실에 의뢰해 그 진위를 가리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문서의 내용은 물론 친필서명에 위·변조가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명의 진위 여부를 감정할 때는 필체 뿐 아니라 글씨를 쓸 때 종이를 누르는 힘인 필압, 글씨를 쓰는 순서, 글자의 구성 등을 두루 살피게 된다.
필체는 시간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감정해야 하는 서명과 비슷한 시기의 서명을 확보해 대조하는 것이 중요하며, 필압의 경우 입체현미경과 같은 특수장비로 서명 당사자가 어느 부분에 힘을 주고 썼는지 확인할 수 있다.
본인이 하지 않은 서명의 경우는 필체와 필압에 차이가 나는 것은 물론 떨림으로 인한 '글자꺾임' 현상도 나타날 수 있어서 위·변조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같은 사람이 한 서명이라도 때마다 조금씩 다른 것은 당연하지만 한글 자음인 'ㅁ'을 예로 들었을 때 2획으로 쓰는지 3획으로 쓰는지는 사람마다 달라서 서명 당사자의 잠재적인 서명 습관을 추려내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는 것이 감정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검찰은 일단 김 씨가 제출한 이면계약서 사본으로 문서감정 작업을 진행하면서 미국에 있는 김 씨 가족과 이 후보측에 원본 제출을 요구했으며 필요할 경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도 함께 의뢰해 감정 결과의 공신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소위 '이면계약서' 사본을 제출해서 그 내용의 진위 등을 확인하고 있는데 사본 상태라 성립의 진정 여부를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원본을 제출받는대로 감정을 의뢰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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