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발표 내용입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노무현 대통령>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오늘(2일)부터 사흘간 평양을 방문합니다.
취임 전후에 긴박했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제 한반도 정세나 남북 관계가 정상회담을 열 수 있을 만큼 변화했다는 사실이 참으로 다행스럽고 기쁩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참여정부의 대북정책을 믿고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국민 여러분, 이번 정상회담은 좀 더 차분하고 실용적인 회담으로 이끌어가고 싶습니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이 남북관계에 새 길을 열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그 길에 아직도 놓여 있는 장애물을 치우고 지체되고 있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그런 회담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가지 의제들이 논의 되겠지만 무엇보다도 평화정착과 경제발전을 함께 가져갈 수 있는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이루는 데 주력하고자 합니다.
비핵화 문제와 한반도 평화체제는 궁극적으로 남북의 합의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기본 방향을 설정하고 속도를 내는 데 있어서는 남과 북의 의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회담이 6자회담의 성공을 촉진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에 평화에 기여하는 회담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 입니다.
경제협력은 많은 진전이 이뤄지고 있습니다만, 아직도 많은 장애가 있습니다. 구체적인 요인만이 아니라 남북간 인식의 차이에 기인한 장애도 많이 있습니다.
이 장애를 극복하지 않고는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속도를 내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이 인식의 차이를 극복하는데 노력을 집중 할 것입니다.
군사적 신뢰구축과 인도적 문제에 있어서도 구체적이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 입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이번 회담에 거는 국민 여러분의 요구와 기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국민들과 전문가들이 제안한 의제들, 그리고 우리 각 부처에서 제안한 의제들 정상회담 추진위원회에서 다 검토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이외에도 많은 의제들이 있을 수 있을 것 입니다.
국민의 기대를 최대한 의제에 반영하고 결과를 얻고 싶은 심정이나 한번의 만남으로 이 많은 과제를 다 소화할 수 있을지 무척 걱정이 됩니다. 남은 임기를 고려하면 이번 회담에서 논의하고 성사할 수 있는 일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을 것 입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착실히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욕심을 부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몸을 사리거나 금기를 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역사가 저에게 책임으로 맡긴 몫이 있을 것입니다.
이 시기 우리를 둘러싼 상황에 대한 냉정한 판단을 토대로 저에게 맡겨진 책임만큼 최선을 다하고 돌아오겠습니다.
합의를 위해서 설득할 것은 설득하고 타협할 것은 타협하겠습니다. 많은 합의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상호인식의 차이를 좁히고 신뢰를 더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중요한 성과일 것입니다.
저는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멀리보고 큰 틀에서 생각한다면 남과 북이 가는 길이 다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저는 북녘땅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이틀 후 좋을 결과를 가지고 돌아올 수 있도록 아낌없는 성원을 당부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잘 다녀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