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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비평] 대선에 대한 성급한 판단

‘이명박 대세론’이 유난히 강조되었던 지난 한 주였습니다. 뉴스만 보면 올 대선은 이미 끝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한쪽은 대세 굳히기에 나선 반면, 다른 쪽은 아직도 후보경선의 혼란 속에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일방적인 우세가 범여권이 전열을 정비한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를 예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뉴스가 ‘대세’를 성급하게 판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SBS 8시뉴스는 지난 20일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여 범여권에서 누가 단일후보로 나서더라도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22일 “범여권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맞설 수 있는 대선후보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 뒤, 여론조사 결과 범여권 주요 후보 6명의 지지도를 모두 합쳐도 29.8%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3일 뉴스는 “이명박 대세론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라고 묻고는 한층 예리하게 다가올 검증의 칼날을 막을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대답했습니다. 뉴스는 검증의 칼날이 특별검사법 발의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 관련의혹에 대한 대통합민주신당의 특검법안 제출을 보도한 20일 SBS 뉴스는 특검법이 국회에서 실제 처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주 SBS 뉴스는 한마디로 대선에서 승산이 있는 범여권 후보는 나오기 어려우며, 이명박 대세론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것입니다.

이와 같은 결론은 보통사람들의 생각과 크게 어긋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뉴스가 이를 보도하여 기정사실화 할 단계는 아직 아닙니다. 20일 뉴스는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를 전제로 이명박 권영길 후보와 3자대결을 벌일 경우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를 물어 이명박 후보의 일방적인 우세라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이 조사는 범여권 후보가 단일화 되었을 때의 시너지 효과를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이명박 후보에 맞설 범여권 후보가 나오기 어렵다는 22일 보도는 예외 없이 ‘박빙의 승부’로 끝났던 역대 대선의 기록을 무시한 성급한 판단입니다. 또한 특검법의 국회 심의도 시작하기 전에 처리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예단하는 일은 피해야 합니다. 뉴스는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후보의 도덕성에 대해 다소 문제가 있지만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과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이 78.1%로 후보자격이 없다는 의견보다 훨씬 많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우리는 언론의 여론조사 보도가 대선 민심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선 민심이 언론의 대선보도, 심지어 여론조사 보도에 영향을 받습니다.

특정후보의 도덕성에 대한 진실이 아직 가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다소 문제가 있지만 심각하지 않다”와 “후보자격이 없다”를 놓고 선택하게 한다면, 어느 쪽을 쉽게 선택할 것인가는 자명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일단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 이것이 사람들의 의견형성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합니다. 여론은 사람들이 자기의 견해를 거기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이미지가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SBS 8시뉴스는 미얀마의 반정부 시위를 26일부터 보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시위는 이미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으며, 승려들이 적극적으로 시위에 가담하면서 시위의 규모가 커지고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도 오래되었습니다. SBS 뉴스는 시위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군 병력이 투입되고 사상자가 발생하자 비로소 이를 보도했는데, 이웃나라의 소식에 대해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해야 합니다. 27일 뉴스는 시위 상황을 자세히 보도하고, 기름값 인상으로 촉발되었지만, 오랜 군부통치에 대한 시민들의 저항이 근본적인 동기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미얀마 사태를 전망하는데 중요한 변수인 중국의 입장과 미얀마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의 배경에 대한 분석이 부족합니다.

SBS 뉴스는 지구 온난화로 바다 속에 잠기고 있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습니다. 뉴스는 지난 13일 세계 모든 나라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투발루를 구할 수 있다는 투발루 부총리의 호소를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가라앉고 있는 섬 투발루에 특파원을 보내 24일부터 사흘간 현지의 안타까운 실상을 생생하게 전했습니다. 뉴스는 또 지구 온난화 문제를 다룬 ‘유엔 기후변화 고위급 회의’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면서, 인류 최대의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는 온난화 문제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습니다. 온난화 문제와 투발루에 대한 뉴스의 관심을 평가하면서 몇 가지 주문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우선 온난화의 주범인 탄산가스 배출량의 25%를 차지하는 미국과 18%를 차지하는 중국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뉴스는 집중적으로 보도하기 바랍니다. 또한 투발루가 가라앉는 속도가 13일 뉴스는 해마다 5-6미리미터, 24일 뉴스는 해마다 1센티미터로 서로 다르게 보도하고 있는데, 이런 부분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뉴스는 대선 민심의 흐름에 대한 언론, 특히 방송의 막강한 영향력을 인식하고 대선에서 최선의 선택이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해야 합니다. 그것은 누가 대통령으로서 더 훌륭한 자질을 가졌는가를 유권자들이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제공하는 일입니다. 경선후보들의 토론을 보도할 때 그들이 상호 비방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느냐, 아니면 그들이 밝힌 비전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뉴스의 영향은 정반대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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