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어제(17일) 발간된 회고록에서 97년 한국의 외환 위기는 민간은행에 외환보유고를 대거 대출한 한국 정부의 책임이라고 밝혔습니다.
박민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97년 한국의 외환위기는 한국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가지고 돈놀이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어제 발간된 '격동의 시대, 새로운 세계에서의 도전'이라는 제목의 회고록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지난 97년 당시 미국은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고 판단했지만, 한국 정부가 외환보유고의 대부분을 민간은행에 빌려주고 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외환보유고를 민간은행에 빌려줌으로써 악성 대출을 더 많이 초래했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태국과 말레이시아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한 뒤인 97년 11월 일본은행의 고위 간부로부터 "댐이 붕괴됐다. 한국이 다음 대상이 될 것"이라는 경고를 듣고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당시 모든 경제 지표상 한국 경제가 빠르고 공고하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의 외환위기는 자신에게는 충격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그러나 "한국을 비롯한 싱가포르와 대만, 홍콩 등 아시아의 네 호랑이는 외환보유고의 부족을 극적으로 개선했고, 고정 환율제를 폐기했기 때문에 다시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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