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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둘째주 개봉영화 : 마이 파더, 데쓰 프루프

장마철이 9월로 전입신고를 한 건지 양은 많지 않지만 정말 줄기차게 비가 내리네요. 가을 볕을 받으며 영글어야할 농작물들에 대한 걱정과 주말에 오는 비는 제게는 테니스를 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야속하게 느껴집니다. 여름방학 시즌이 끝나고 9월에는 추석연휴라는 또 하나의 성수기가 있습니다. 설과 추석은 전통적으로 한국영화가 강세를 보여온 시즌이고 올 추석 시즌 석권을 노리는 영화들이 이번주부터 하나 둘씩 보따리를 풀기 시작합니다. 지금까지 시사를 통해 공개된 영화들 가운데 확실하게 큰 거 한방은 없고 다들 고만고만해서 그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됩니다.

마이 파더(15세 이상 관람가)

TV 다큐멘터리로 소개됐던 실화를 바탕으로 했습니다. 다섯 살때 미국으로 입양돼 양부모 잘 만난 제임스 파커(다니엘 헤니)는 친부모를 찾기 위해 군에 입대해 주한미군이 되어 한국에 옵니다. 카투사 동료(김인권)의 도움으로 마침내 아버지 황남철(김영철)을 찾았는데 살인을 저지르고 형 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입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받아들이며 틈나는 대로 면회를 가며 극진하게 모십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의 존재 같은 아들의 질문이나 요청에 속 시원하게 대답을 못합니다.

일단 속깊은 부자간의 정을 그린 드라마이면서도 과도하게 울고 짜면서 눈물을 강요하는 함정에 빠지지 않습니다. 김영철의 안정된 연기와 꽃미남인줄만 알았던 다니엘 헤니도 진실이 우러나는 감정연기를 보여줍니다. 남자 관객들보다는 여성 관객들이 더 후한 점수를 주는 것 같습니다. 카투사 동료인 김인권의 감초 코믹연기가 초반을 이끌고 중반부터는 부자관계가 주축이 되는데 아버지의 비밀과 우여곡절을 겪는 아들의 감정변화를 따라잡기가 다소 어려웠습니다. 황남철의 거짓말과 그 거짓말에 기초해 아들이 판타지를 겪는 장면이 특히 그렇습니다. 오히려 엔딩 크레딧에 실제 인물의 다큐멘터리를 부분부분 소개해 줬는데 그 장면이 오히려 더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투사의 세계를 아주 리얼하게 그려서 군대 생각 많이 났습니다.)

데쓰 프루프(당근 청소년 관람불가쥐~)

 

할리우드의 장난기 많은 재간둥이 타란티노 감독이 또 한판 걸지게 놉니다. 국내 개봉판 첫머리에는 다음과 같은 자막이 나옵니다. "본 영화 속 화질변환, 중복편집, 음향사고 등은 모두 감독에 의해 의도된 것입니다. 극장이나 현상소의 잘못이 아닙니다. 놀라지 마시고...Enjoy it!" 감독이 어린시절 영화의 꿈을 키웠던 동시 상영관의 추억을 재현하기 위해 이런 실수같은 편집을 의도적으로 했습니다.

영화는 크게 전반부와 후반부로 나뉘어지는데 데쓰 프루프라는 근육질의 스턴트용 차를 몰고다니다가 늘씬한 미녀들을 점찍은 뒤 고의로 사고를 내어 죽이면서 쾌감을 느끼는 마초 또라이 ‘스턴트맨 마이크’(커트 러셀)가 전반부에서는 성공하고 후반부에서는 여자 스턴트맨들에게 잘못 걸려 처참하게 복수 당한다는 내용입니다. 카메라는 노골적으로 미녀들의 다리와 엉덩이를 훑기도 하고, 등장인물 여성들은 끊임없이 수다를 풀어놓습니다. 막판 20분의 차량 추격전 장면은 감독이 직접 촬영감독까지 맡아 긴박감 넘치는 화면을 풀어냅니다. 뭐 그리 심각하게 감상할 필요없이 미국 대중문화를 닥치는 대로 흡수한 감독이 좀 특이한 오락영화를 선보인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밖에 백윤식, 임하룡, 박준규가 나와 직장인의 애환을 밴드로 풀어내는 [브라보 마이 라이프]와 앞선 글에서 말씀드린 아담 샌들러의 진지한 영화 [레인 오버 미]와 코믹한 영화 [척 앤 래리]가 나란히 개봉하고 로맨틱 코미디인 [푸치니 초급과정], 원로 감독 알랭레네 감독의 뮤지컬 영화 [입술은 안돼요], 화려한 색감이 돋보이는 일본 영화 [사쿠란], 김소영 감독의 예술영화 [방황의 날들] 등이 개봉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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