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한국인 19명은 우리 시간으로 어젯(31일)밤 유엔 특별기편으로 악몽 같은 아프간 땅을 벗어났습니다. 비행기 안에서는 다들 잠을 청했지만, 여전히 피로와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한 표정들이었습니다.
남승모 기자입니다.
<기자>
유엔기에 오르기가 무섭게 풀려난 한국인들은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몰라보게 수척해진 얼굴에서 떠날 때 찍었던 사진 속 환한 표정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마침내 아프간을 떠나는 순간, 그저 몇 사람만이 멍한 눈으로 창밖을 내다봤습니다.
험준하게 뻗은 아프간의 산악이 몸서리쳐졌던 43일간의 인질생활을 되살아나게 합니다.
[송병우 : (수염을) 깎을 수가 없었어요. 계속 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어요.]
비행기가 날아오르자 이내 밀려드는 안도감과 졸음에 깊은 잠 속으로 빠져듭니다.
악몽 같았던 인질생활 탓일까, 잠자는 동안에도 옆 사람과 꼭 잡은 손을 놓지 않습니다.
이륙한 지 40분쯤 지났을까, 음료가 제공됐지만 예닐곱 명 정도만이 탄산음료와 주스를 받아 마셨습니다.
식욕도 아직 살아나지 않은 듯 케이크와 샐러드 같은 기내식도 대부분 제대로 손을 대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몇몇 사람들은 잠에서 깨어나 무언가를 열심히 적는 등 점차 여유를 찾는 모습이었습니다.
[차혜진 : 편안해요. 마음이 편안해요. 특별히 아픈 데는 없어요.]
가슴을 졸이며 지냈던 한 달 반, 그러나 아프간을 벗어나 두바이로 돌아오기까지는 불과 두 시간 반 밖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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