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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둘째주 개봉영화 : 리턴, 서핑 업

[디 워] 특별 시사회 취재를 위해 LA를 오고간 12시간씩의 길고 지루한 비행시간 동안 한가지 흐뭇했던 사실은 기내 영화로 선보인 할리우드 영화들 20여편 가운데 국내 개봉 예정작들이 상당히 많았다는 것이었습니다. 커다란 스크린이 아닌 앞사람이 제끼거나 올릴때마다 각도를 조정해야하는 불편함과 화질과 사이즈가 그다지 훌륭하지 않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무더위에 발품 팔아 시사회를 다녀오는 수고를 덜어줄 것이라는 희망에 숙제 미리 당겨 해놓는 학생처럼 쏟아지는 잠을 참아가며 가능한 많은 영화를 봤습니다.

리턴(18세 이상 관람가)

 

이순신에 이어 [하얀거탑]의 장준혁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김명민씨가 또다시 외과의사역으로 나온다기에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실제 촬영은 [리턴]이 먼저 이뤄졌는데 [하얀거탑]이 먼저 전파를 타서 촬영순서와 선보이는 순서는 바뀌었습니다. 수술을 위한 마취에서 고통을 느끼는 신경세포는 깨어나 있는데 근육세포는 마취된 상태로 자르고 가르는 끔찍한 고통을 인지하지만 몸은 꼼짝 못하는 ‘수술 중 각성’에 착안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입니다.

25년전 10살난 상우는 어른도 감당하기 힘든 이런 끔찍한 수술중 각성을 겪고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립니다. 부모와 의사는 최면을 통해 고통의 기억을 봉인해버리는 조치를 취하고 이후 상우와 그 가족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집니다. 외과의사 재우(김명민)는 의료 사고로 숨진 가족으로부터 위협당하고 동료인 마취과 의사 석호(정유석)와는 마취 부작용 환자에 대해 정신과 의사 치훈(김태우)을 끌어들여 최면 마취를 시도하면서 갈등을 겪습니다. 재우의 어린 시절 친구인 욱환(유준상)이 미국에서 갑자기 돌아오면서 25년전 고통의 기억이었던 상우가 벌이는 피묻은 복수가 시작되지만 누가 25년 전의 상우였는지 도통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한편의 작품에서 단독 주연을 할만한 비중있는 남자배우 4명이 벌이는 갈등이 주축으로 연기 대결이 볼만합니다. 끝까지 궁금증을 멈추지 않게 하는 스릴러의 형식을 충실하게 담아냈고 사건이 다 해결되었다고 생각하고 한숨 돌릴 즈음 시도되는 또다른 반전이 이 영화의 개성을 살려줍니다. 이규만 감독은 신인감독 답지 않은 복잡하리만큼 꼼꼼한 이야기 구조를 잘 풀어내 신선한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친 듯 합니다. (휴가중이라 글을 올리지 못한 [기담]과 함께 오랜만에 만나는 좋은 한국영화였습니다. 영상미와 유려한 편집으로 슬픔이 깃든 공포를 감각적으로 표현한 [기담]과 꼼꼼한 이야기 구조로 선굵은 터치로 그려낸 [리턴] 두 편을 비교 감상하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서핑 업(전체 관람가)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내는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털이나 물, 불 같은 불규칙하고 비정형적인 움직임을 재현하는 것입니다. 기술의 혁신은 결국 펭귄이 주인공이지만 주인공이 바다위에서 그것도 파도타기를 즐기는 영화까지 가능하게 합니다. 익살맞은 각각의 캐릭터들과 꼼꼼하게 만들어낸 대사가 훌륭하고 다종 다양한 파도타기 장면은 시원한 바다를 직접 찾은 듯한 착각이 들만큼 완벽합니다.

전설의 서퍼 빅Z처럼 되는 것이 꿈인 십대 펭귄 코디가 우연히 서핑대회 참가자격을 따내고 빅Z를 물리치고 최강자로 군림하는 나쁜 성격의 탱크의 실력에는 한참 떨어져 고민하던중 숨어있던 스승을 만나게 됩니다. 추운 남극 지방에 사는 펭귄이 열대의 나라에서 서핑을 즐긴다는 이상한 설정과 우리나라에서는 파도타기 문화가 생소하다는 점만 빼면 가족단위로 즐길만한 애니메이션입니다.

판타스틱4-실버 서퍼의 위협(12세 이상 관람가)

 

무지막지한 에너지로 여러 행성을 파괴시키고 다니는 실버 서퍼가 지구에 찾아오자 이집트에 눈보라가 휘날리고 대도시에 정전 사태가 일어납니다. 정의의 사도 판타스틱 4의 리드와 수는 대중의 관심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준비하는데 오지랖 넓은 리드는 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구를 위협하는 실버서퍼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결혼식 당일 실버 서퍼가 나타나 아수라장을 만들어 놓으니 좋으나 싫으나 맞서 싸우게 됩니다.

귀여우면서 섹시한 제시카 알바의 초능력 사용 장면이 가장 멋없어 보이는 점을 빼고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템즈강에 구멍이 뚫리고 행성이 파괴되고 반들반들한 실버 서퍼가 공중을 헤집고 날아다니는 장면이 멋있어 별 생각없이 즐길 수 있는 영화입니다.

이밖에 90년대 초반 [꼴찌부터 일등까지 우리 반을 찾습니다]로 잘 알려졌던 황규덕 감독의 판타지 영화로 올 부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보였던 [별빛 속으로]와 방학맞이 어린이용 영화인 개그맨 정종철 주연의 코미디 영화 [챔피언 마빡이], 60년대 청춘스타이자 믹 재거의 연인이었던 마리안느 페이스풀이 손자의 치료비를 마련하기 위해 섹스샵에서 일한다는 이야기인 [이리나 팜] 등이 개봉됩니다. 비가 계속 오락가락하는 요즘 생각이라도 쾌적하게 하면서 버텨나가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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