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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은 시각장애인 "영화로 희망 찍어요"

<8뉴스>

<앵커>

앞을 볼 수 없는 영화감독, 믿어지십니까?

현실의 벽을 허물고, 어릴적 꿈을 이뤄낸 한 시각장애인의 인간 승리를 김현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진지한 눈빛의 배우들이 영화 촬영에 한창입니다.

감독은 39살 임덕윤 씨.

[임덕윤/영화감독 : 거리가 얼마나 되지?]

앞을 보지 못하는 1급 시각장애인입니다.

지난 2004년 당뇨병 때문에 왼쪽 시력을 잃었고 지난해 신부전증으로 오른쪽 눈마저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세 번 혈액 투석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난관도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영화감독의 꿈을 가로막지 못했습니다. 

[임덕윤/영화감독 : 삶의 의욕이라고 해야 하나요? 전에는 겁이 많아서 영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되고 나서 더 적극적이 되었거든요.]

몇 달에 걸쳐 시나리오를 쓰고 사람처럼 관절이 움직이는 특수인형을 통해 배우들의 자세와 동선을 구성했습니다.

[임덕윤/영화감독 : 배우에게 설명해주는 거죠. 이런 느낌이고, 간절한 느낌이라고 설명해주고 배우가 그대로 하면 영화 촬영이 시작되는 거죠.] 

배우와 제작진으로 참여한 20년지기 친구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첫 단편 영화, '킬러'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김승철/미술감독 :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저나 다른 친구들에게 보여주는 열정에 믿음이 갔어요. 진짜 하려는구나.]

장비는 열악하고 진행은 더디지만 모두들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임덕윤/영화감독 : 커다란 포부 없어요. 그냥 좀 더 재미있고, 그런 영상 작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만 하면..]

영화를 통해 희망을 찍는 임덕윤 씨, 그의 삶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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