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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쿠르'는 끝났지만...

제1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가 끝났습니다.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주목받는 임동혁이 피아노 부문에서 공동 4위를 차지했습니다.

바이올린 부문에서도 윤소영이 4위, 신현수가 5위를 기록했습니다.

임동혁은 심사결과에 불복해 수상을 거부한 2003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3위 성적을 포함하면 2005년 형 동민 씨와 공동 수상한 쇼팽 콩쿠르 3위에 이어 세계 3대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이고, 세계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일입니다.

< 3차 결선 임동혁 연주 직전의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대강당/1500석 규모 >

임동혁의 그늘에 가려 관심을 적게 받은 바이올린 부문의 성과도 박수를 보낼 만합니다.

윤소영은 역대 한국인 최고의 성적을 냈고, 2명 동시 수상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제 스무살인 신현수는 아직 해외 유학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를 갖습니다.

세계 3대 콩쿠르에서 3명이 동시 수상한 것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하지만 임동혁의 4위 성적은 기대에 못미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신동 소리를 받으며 '젊은 거장'이란 별명까지 갖고 있는 데다, 앞서 다른 2개 콩쿠르에서도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입니다.

만 18~33세, 차세대 세계 음악계를 끌고갈 젊은 피아니스트 50명의 경연장이라고는 하나, 임동혁은 이미 검증된 상태였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러시아 언론과 평단의 평가도 잇따랐습니다.

문화예술 전문채널이자 이번 콩쿠르를 풀 중계한 '꿀뚜라(문화)'방송은 3차 결선 진출자 6명을 다룬 특집 프로그램에서, "서양악기를 서양인보다 더 서양인답게 다르는 연주자"라며 임동혁을 극찬했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의 텃세는 높았습니다.

마지막 3차 결선은 2명씩 사흘에 걸쳐 진행됐습니다.

임동혁은 첫 날 첫 연주자로 나왔습니다.

이날 뒤이어 연주한 피아니스트는 알렉산드르 류뱐쩨프, 러시아 젊은이였습니다.

전 음악을 듣고 노래 부르는 것을 참 즐기는 편이지만, 귀는 둔한 편입니다.

그런 제에게도 임동혁에 비해 류뱐쩨프의 소리는 둔탁하게 들렸습니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감하더군요.

이 날 두 사람은 두 곡씩 선곡해 연주했는데, 첫 곡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으로 같았습니다.

비교하기가 쉬웠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나 수상자 명단에는 류뱐쩨프가 3위, 임동혁이 공동 4위로 올랐습니다.

임동혁도 내심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는 그동안 등수에 얽매이지 않기 위해 정신적 수양도 많이 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면서도, "한국의 연주는 이미 세계 일류 수준이다, 하지만 심사위원들은 여전히 차별적 시각을 갖고 있다"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피아노의 백건우 씨와 함게 이번에 한국인 최초로 심사위원에 위촉된 바이올린 부문 김남윤 예술종합학교 교수는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올라섰다고 한다지만,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미흡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대강당 외경 >

올해 열린 제13회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일본의 토요타가 메인 스폰서를 맡았습니다.

전체 행사 비용 70억원 가운데 15억원을 댔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는 공식적인 후원금이고, 실제로는 더 큰 밑돈을 뿌렸을 것이라는 게 모스크바 음악계의 정설입니다.

우연일까요.

일본은 지난 대회 피아노 부문 1위에 이어, 이번에는 마유코 카미오가 바이올린 부문 1위를 차지했습니다.

6월 13일부터 시작된 제13회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는 30일 시상식과 폐막식을 끝으로 보름넘게 계속된 경연을 모두 마쳤습니다.

피아노 비이올린 첼로 남녀성악 등 4부문에 걸쳐 각 4, 50명 정도씩 참가자를 받아 치러집니다.

차이코프스키가 교편을 잡으며 백조의 호수 등 명곡들을 작곡했던 모스크바 국립 차이코프스키 음악원 1500석 규모의 대강당(발쇼이 잘)과, 모스크바 음악의 전당(돔 무즈이끼) 500석 규모의 소극장(까메르느이 잘)에서 부문별로 나뉘어 벌어집니다.

1, 2차 예선을 거쳐 3차 결선에 6명씩 오르게 되는데, 결선에 오르면 일단 수상자로 결정되고 따라서 3차 결선은 순위 다툼전이 됩니다.

각 부문 결선에 오른 6명은 모두 향후 세계 음악계를 좌우할만한 젊은이들이지만, 금 은 동메달이 주어지는 1,2,3위에 오르기 위한 신경전은 치열합니다.

4년마다 열리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는 원래 지난 해 열렸어야 하는데, 1년 연기돼 올해 열렸습니다.

6월로 정해진 콩쿠르 기간이 월드컵 기간과 겹쳐 월드컵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는 만큼 콩쿠르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다는 판단에서입니다.

다시 4년 뒤 열릴 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는 더 많은 우리 젊은이들이, 그리고 더 좋은 성적으로, 또 더이상 실력 아닌 다른 요인으로 상처받지 않을 수 있도록 나라의 힘도 국민적 관심도 더 높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올림픽을 치르고, 월드컵을 치러도 선진국 대접을 못받는 나라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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