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시간 26일 오전 10시 미 하원 레이븐 하우스 2172호.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이 상정되는 날입니다.
평소 공청회 때 텅 비던 백여석의 방청석이 일찌감치 가득 찼습니다.
공청회 시작 직전에는 비슷한 숫자가 서 있어야 했고, 공청회장 바같에는 미처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섰습니다.
톰 랜토스 외교위원장이 결의안 상정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일본은 미국은 오랜 우방이자, 최대 교역국입니다. 절친한 친구입니다. 그러나 이 결의안은 역사적 진실과 인권에 대한 내용입니다. 일본정부는 일본군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합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 의원은 59명. 오늘은 41명이 참석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이 찬반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런 상황은 지난해 9월에도 똑같이 벌어졌습니다.
그때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일본정부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촉구하는 결의안이었습니다.
찬반 토론 끝에 결의안은 부결됐습니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방청석에는 긴장이 감돌았습니다.
결의안을 제출한 마이크 혼다 의원은 방청석에서 토론을 지켜봤습니다.
대체로 민주당 의원들은 찬성, 공화당 의원들은 반대하는 분위기였습니다.
반대 의사를 밝힌 의원들은 "다 좋은데, 왜 미국 하원이 이 문제를 다뤄야하나?"라는 논리였습니다.
찬성 의원들은 "일본은 역사적 진실을 더이상 외면하지 말고, 위안부의 존재를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습니다.
한시간에 걸친 열띤 토론이 끝났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이 표결을 선언했습니다.
결론은 찬성 39명 대 반대 2명.
결의안 통과가 결정되는 순간,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마이크 혼다 의원은 의원들에게 일일이 악수하면서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혼다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결의안은 일본을 혼내거나, 망신주려는게 아닙니다. 일어난 일에 대해 공식적이고 분명하고 애매하지 않은 사과를 하라는 것입니다"
결의안 제출을 추진해온 한인 시민단체들은 우연히 된 일이 아니라고 자평했습니다.
"미국의 한인 사회가 전략적으로 접근해서 미국 의회를 움직이고, 결의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습니다"(김동석 한인유권자센터 소장)
이제 결의안 채택은 큰 고비를 넘겼습니다.
남은건 미 하원 본회의입니다. 7월 중순에 열립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본회의에 결의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은 149명. 하원 정원은 435명입니다.
이런 추세라면, 하원 본회의 통과는 무난하다고 혼다 의원은 자신했습니다.
일본은 '설마'하다가 상당히 당혹해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결의안을 저지하기 위해 거물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신문광고를 내는 등 돈을 아끼지 않은 일본이었습니다. 미 의회를 상대로 '거인' 일본을 제치고 결의안 채택을 거의 이뤄낸 여러 관련자들의 노고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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