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인터넷에 글을 올려 자치단체장의 정책을 비난해도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명예훼손 여부는 공익성 차원에서 따져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김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구리의 한 초등학교 앞길입니다.
지난 2004년 구리시청이 이 곳에 왕복 2차선 도로를 내겠다고 하자, 학부형인 강옥자 씨는 청와대 신문고에 글을 올렸습니다.
구리시장이 개발제한 구역을 해제하기 위해 공사를 무리하게 추진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학부모들의 반대로 공사는 무산됐지만, 구리시장은 강 씨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했습니다.
[강옥자/학부모 : 어린 초등학생들이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민원을 올린 것인데, 청와대에 민원 올린 그 서류가 검찰의 고소장이 되고 정말 3년동안 재판으로 고통받게 될 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1, 2심 재판부는 강 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벌금 백만 원에 처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구리 시장은 공인인데다 통학로 안전 문제는 공익적 사항이기 때문에 강 씨가 비방할 목적으로 글을 올렸다고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민원의 경우 공인이나 공공기관의 명예훼손보다는 국민 개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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