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뉴스비평은 대선관련 보도에서 드러나는 명확하지 않은 설명, 사실관계 착오, 빗나간 해석 등의 문제점을 살펴봅니다. 먼저 한나라당 두 대선주자 사이의 갈등입니다. SBS 뉴스는 갈등이 악화 또는 완화되고 있다는 등의 진행상황과 쟁점에 대한 양쪽의 주장을 균형감 있게 보도하고 있지만, 쟁점자체에 대한 설명은 부족합니다. 더욱이 뉴스는 시청자들이 그 쟁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4일 SBS 뉴스는 한나라당 내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이명박 전 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등 두 대선주자가 당 지도부와 함께 만났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경선 룰은 두 주자가 강재섭 대표에게 일임했다는 당 지도부의 발표를 전했습니다. 이날 모임의 자세한 설명은 하루 늦은 5일 뉴스에서 나왔습니다. 전날 모임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대선주자가 다양한 사안을 놓고 험한 말들을 주고받았지만, 핵심은 결국 경선 룰, 특히 여론조사 반영방식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양쪽이 여론조사 반영방식의 어느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립하고 있는지에 대한 뉴스의 설명만으로는 무슨 말인지를 이해하기가 어려웠습니다. 현행 당헌 당규에 따르면 여론조사 표수는 경선에서 대의원과 당원, 일반 국민이 실제 투표한 표의 25%만큼 반영하게 되어 있다는 뉴스의 설명에서부터 퍼센트를 잘못 말하는 착오를 일으켰습니다. 25%가 아니라 20%입니다.
강재섭 대표가 경선 룰에 대한 중재안을 전격적으로 내놓은 지난 9일 SBS 뉴스는 일반국민의 경우 당원이나 대의원보다 투표율이 낮은 점을 감안하여 투표한 국민선거인단 투표율이 67%에 못 미칠 경우에는 67%가 투표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것이 중재안의 핵심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것은 국민선거인단 투표수도 실제보다 높여서 반영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사실은 국민선거인단 투표수는 실제 표수대로 계산하고, 67%라는 투표율은 여론조사에 반영할 표수를 계산할 때만 적용하자는 것입니다. 이날 뉴스는 또 강 대표의 중재안은 "결국 당심, 곧 당의 마음보다 민심이 더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중재안은 민심을 더 반영한 것이 아니라, 민심의 반영비율을 현행보다 조금 높였을 뿐입니다. 뉴스는 이 전 시장이 여론조사의 비중을 4만 표로 고정하자고 주장하는, 그 4만 표라는 숫자가 어떻게 나왔는지조차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4만 명은 얼마 전 두 대선주자 진영이 일단 합의했던 경선 선거인단 규모 20만 중 당원, 대의원 10만과 일반국민 6만을 뺀 숫자입니다. 당헌 당규에는 숫자가 아니라 20%라는 비율로 규정되어 있고, 실제 투표율이 떨어지면 여론조사 반영 표수도 이에 연동하여 떨어지는 것이 관행으로 확립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관행을 바꾸자는 것이 이 전 시장 쪽의 주장이었습니다.
지난 7일 SBS 뉴스는 프랑스의 새로운 대통령에 집권 우파 연합의 사르코지 후보가 루아얄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당선됨으로써 대미관계, 프랑스의 대내외정책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뉴스는 또 이민 2세출신의 사르코지는 온갖 역경과 약점을 능력과 신념으로 극복했으며, 프랑스인들이 그를 선택한 것은 배경보다는 능력을 보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뉴스는 프랑스인들이 사르코지가 가진 '특유의 추진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능력, 신념, 특유의 추진력이라는 용어는 신문이나 방송 뉴스가 높은 관직에 오른 인물을 소개할 때 흔히 쓰는 표현들입니다. 그러나 선거를 통해 정권을 맡길 지도자를 선택할 때 이런 특성들이 얼마나 큰 영향을 줄 것인가는 냉정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뉴스가 관심을 기우려야 할 부분은 이런 측면보다는 사르코지의 공인으로서의 행적입니다.
SBS 뉴스는 사르코지를 설명할 때 빼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을 누락시켰습니다. 지난 2005년 가을에 일어난 프랑스 이민 소요사태가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사르코지에 의해 악화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SBS 뉴스는 이민 소요사태가 프랑스의 이민자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사르코지의 당선이 선언된 뒤 격렬하게 전개된 이민들 중심의 사르코지 반대 시위도 SBS 뉴스는 보도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인들은 막연히 사르코지 특유의 추진력을 선택한 것이 아니라, 그 추진력이 향하고 있는 방향, 곧 그가 특유의 추진력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정책 변화의 방향을 선택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것이 신자유주의 정책의 강화라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분배나 복지보다는 성장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어떤 사건이 있었다는 정도의 이야기는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저녁시간 텔레비전 뉴스를 만납니다. 따라서 8시뉴스에서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것은 사건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뉴스의 설명과 분석입니다. 특히 속셈을 감추고, 명분을 내세워 표현하는 정치적인 쟁점인 경우 양쪽의 주장만을 보도하는 뉴스는 시청자들의 기억 속에 남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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