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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총장, 특강정치는 계속된다?

범여권 후보로 거론되는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지난 4일 광주를 찾았다. 전남대 특강을 위해서였다. 이번에도 '특강정치'라는 말이 그를 따라왔다. '광주'가 갖는 정치적 의미 만큼이나 주변의 관심도 컸다.

정 전 총장은 자신이 지난 86년 독재에 맞서 개헌서명운동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80년 5월 광주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광주와의 연인을 설명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광주는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모태이고, 개혁의 산실이라고 말했다.

전남대 특강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에 대한 그의 평가였다. 물론 그 간에도 대북정책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무게감의 차이라는 게 있다. 정 전 총장은 남북관계의 긴장 해소가 갖는 경제적 의미에 대해 말씀드리려 한다면서 국민의 정부가 물꼬를 튼 대북 포용정책은 대단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대북 지원이 평화와 통일을 위한 투자로 인식되지 못하고 이른바 ‘퍼주기’로 낙인찍히기도 했지만, 여러 돌발사건에도 한국의 국제신인도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대북투자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과거 ‘라면 사재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준전시 상태의 나라였지만, 여러 돌발사건에도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물류와 금강산 관광은 지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할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개척한 남북 화해와 협력의 여정은 대한민국의 희망이고 한반도의 미래입니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보면 보기에 따라 색깔이 비치게 마련이다. 광주니까 응당 할 수 있는 말이지만 또한 광주니까 정치색이 낄 수밖에 없는 말이기도 하다.

정 전 총장이 대선후보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달 전이다. 그나마다도 본인이 나서서 한 게 아니다. 주변에서 먼저 나왔다. 처음에 뜻이 없다던 그도 이제는 솔직히 고민중이라고 털어놓고 있다. 다만 언제쯤 결심할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엔 자신의 인생행로를 바꾸는 일인 만큼 신중해야 하지 않겠냐며 '아직 고민중'이라고 답한다.

무엇을 고민하냐는 말에 '내가 대통령 감인지', '될 수는 있는지', '되면 잘 할 수 있는지' 이렇게 세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고민이 언제까지 계속될는지 모른다. 하지만 고민중이라는 그의 말과 부산히 수도권과 지방을 다니며 강중국가론(强中國家論)을 제창하고 있는 그의 행보는 어쩐지 부자연스럽다.

정 전 총장은 틈날 때마다 자신은 '생각은 깊게 하고 행동은 과감하게'하는 사람이라고 자평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 그의 태도는 생각하는 것도 행동하는 것도 아닌 어중간한 모습이다. 특강정치라는 말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다. 그의 특강행보가 어디, 언제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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