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의료법 개정에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는 이번이 두번째 입니다. 대화나 타협은 없고, 집단 이기주의의 목소리만 큰 의료계의 안타까운 현실.
김정인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의사협회를 비롯한 집회 참가자들의 주장은 의료법 개정을 아예 없었던 일로 하자는 겁니다.
의료계가 직무영역별로 이해관계가 달라 쟁점별로 접근해서는 세를 모으기 어렵다는 속내가 깔려있습니다.
비급여 진료비를 할인해주는 것에 반대하는 치과의사, 유사의료행위에 가장 민감한 한의사들, 그리고 진료보조업무에 제약을 가한데 저항하는 간호조무사 등 원하는 바는 각각 다르지만 '의료법 전면 거부'라는 명분하에 행동을 같이 했습니다.
반면에 큰 병원들의 모임인 병원 협회는 같은 의사임에도 의료법인 영리화 조항을 환영하며 투쟁대열에서 빠졌습니다.
의견 수렴을 위한 입법 예고기간은 사흘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한차례 회의도 갖지 못했고, 공청회나 토론회도 겉돌았습니다.
[김강립/보건복지부 의료정책팀장 : 논의의 장에서 벗어나서 물리적, 집단적으로 행동하면서 의사를 정부에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대화 대신 어제(21일) 유시민 복지부 장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는 등 전방위 공세에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신현호/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 : 개정의료법은 의료공급자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법인데 오히려 불리하다고 하면서 더 많은 요구를 하는 점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입법예고가 끝나면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4월말쯤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지만,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