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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님! 그렇게 낙관적일 수만 있나요?

-한미 FTA 독소조항에 대한 관대함에 관해

최원목 이대 법대 교수님께.

오늘 <동아일보>에 쓰신 '한미 FTA 오해와 진실'이란 칼럼 잘 봤습니다.

최 교수님께서 제가 보도했던 '비위반 제소'에 관해 글을 쓰셨는데 의견차이가 있는 것 같아 글을 씁니다.

사실 교수님이 쓴 글은 과거 국정브리핑에 거의 같은 내용으로 실렸고 보도 전에 잘 읽어봤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도 지금도 너무나 낙관적인 견해에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먼저 오해를 피하기 위해 제 입장을 밝히겠습니다. 저는 한미 FTA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합니다.

협상을 잘 해서 우리 국익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체결됐으면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다만 막바지에 와서 보니 나오는 쟁점들이나 협상 내용이 지나치게 밀리는 것 같고 밀리면서도 솔직하지 않아 보여 불만이긴합니다.

최 교수님은 '투자자 대 국가 소송' 이나 '비위반 제소'를 독소조항으로 보는 것을  모두 지나친 우려라고 했습니다. 투자자-정부 중재는 단순히 영업이익이 침해됐다고 발동되는 것이 아니라 재산권을 송두리째 빼앗는 방법과 같은 정도의 심각한 영업손실을 초래하는 정부 규제에 발동된다고 했죠.

비위반 제소에 대해서도 FTA 체결 당시 자국 기업의 이익이 침해될 가능성을 합리적으로 예측할 수 없었다는 조건이 필요하다고 하며 무엇보다 소송에 지더라도 보상만 하면 되니 괜찮다는 논지였습니다.

저는 우선 미국 기업이나 업계가 한국의 조치들에 대해 앞으로 그렇게 선의로만 볼 것이라는 근거를 잘 모르겠습니다. 당장 '투자자 대 국가소송' 같은 경우만 해도 나프타 체결국인 캐나다에서 우체국이 산간벽지에 배달서비스를 하는 것을 두고 택배업체 UPS가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습니까? 우리 우체국에 대해 같은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근거를 모르겠습니다.

또, 비위반 제소의 경우 아시다시피 협정 내용에 없더라고 기대했던 이익이 침해됐다고 보면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만약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는 제도라면 왜 개방을 우선으로하는 세계무역기구에서 지적재산권 분야에서 10년 동안 다른 나라들이 미국의 이 제도 도입 주장을 반대해 좌절시켰을까요? 미국은 2005년에 좌절이 확정된 뒤부터 개별 국가들과의 FTA에서 이 제도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아직 제소만 하지 않았을 뿐이지 미래 어떤 시점에서도 우리를 곤란하게 만들 수 있는 제도라고 봅니다.

백 번을 양보해서 그렇게 문제 없는 조항이라면 왜 우리 협상단이 이미 비위반제소를 5개 분야에 도입하기로 합의했고 지적재산권 분야에도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SBS 보도 전까지 밝히지 않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법학자이기 때문에 잘 아시겠지만 우리 헌법 23조나 헌법재판소, 대법원은 보상대상이 되는 재산권의 범위를 상당히 좁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특히 영업과 관련된 단순한 기대이익이나 영업의 허가 등과 관련된 반사적 이익은 재산권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외국기업이 기대이익을 가지고 소송을 내는 것은 한국기업에 대한 역차별이자 헌법 위반 소지도 있지 않습니까?

오늘 뉴스를 보니 미 의회가 한미 FTA 청문회를 하면서 "한국이 경제적 철의 장막"을 치고 있다고 했더군요.자동차와 쇠고기를 의식한 것이겠죠. 이미 IMF 이후 금융시장은 상당히 개방된 우리 나라를 두고 '철의 장막'까지 거론하는 태도인데 앞으로의 합리적으로만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어찌 낙관할 수 있죠?

저는 정부 조치가 무효화 되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소송으로 합법적인 조치를 했던 정부가 외국기업에게 보상해 주는 상황도 심각한 문제라고 봅니다. 미국은 외국기업에게 반덤핑 같은 무역구제를 행사하면서 외국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우리는 무역구제 조항에서도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과 비교하면 더 그렇습니다.

지나친 비관도 문제지만 근거없는 낙관도 문제라고 봅니다. YS 정부시절 OECD만 가입하면 우리 경제가 도약하고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가 IMF를 맞은 것이 10년도 안 됩니다.  미국 정부나 기업은 앞으로 냉혈하리만큼 이익을 추구할 것입니다. 혹시 뒤통수를 맞을 조항은 미리 막아두는 것이 상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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